공정위는 경제력집중억제시책의 핵심이며 대기업 역차별 규제의 상징인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를 전제로 순환출자규제 등 대안규제를 주장해 왔다. 부처협의 진통 끝에 정부는 순환출자금지를 도입하지 않기로 하고 그 대신 출총제도 폐지보다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시민단체는 출총제와 별도로 순환출자금지 신설을 주장하고 당정협의도 결렬되어 출총제 및 그 대안의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五里霧中) 상태이다. 또한 법무부는 시민단체의 의견을 많이 수용하여 다른 나라의 입법례에 없는 집행임원제도, 이중대표소송제도, 회사기회의 유용금지 등을 상법 개정안에 포함시켜 경제계를 긴장시키고 있다.<BR>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의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그 내용과 특징, 쟁점과 문제점을 정리ㆍ평가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경제력일반 집중 규제와 출자총액규제, 그리고 한때 출총제의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었던 순환출자규제, 그리고 상법 개정안 중 집행임원제도, 이중대표소송제도, 회사기회의 유용금지 등이 검토 대상이다. 이들 제도들은 우리나라 기업집단과 지배주주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그리고 단일회사가 아닌 기업집단을 염두에 두고,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제도화 실험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BR> 개편안의 문제의식과 방향성에 대한 검토의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에 비판적인 소수통제구조(CMS) 가설은 아직 검증되어야 할 초창기 실험가설에 불과하며 지배주주의 역할 등에서 우리의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비현실적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MCS가설이 강조하는 「소유지배괴리 증가 → 기업가치 하락」의 관계는 실증적 기반을 결여하고 있는 등 아직은 정책도입의 근거로 활용할 만큼 성숙된 논리가 아니다. 미검증 가설에 기초한 실험적 제도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BR> 둘째, 우리 기업집단과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다른 나라에 입법례가 전혀 없는 제도를 도입, 실험하는 것은 위험하다. 기업집단은 전 세계적으로 산재해 있고 효율성과 투명성 면에서 우리 기업집단이 다른 나라의 기업집단에 비해 열위에 있는 것도 아니며, 기업집단의 본질과 행태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되돌릴 수 없는 제도 실험’에 우리가 앞장서는 것은 곤란하다. 최소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제도를 정비함이 바람직하다.<BR> 셋째,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실험적 제도를 성문화하지 않으면 문제되는 사안을 규율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므로 중복규제에 해당한다. 현 기업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에 기초한 제도 실험은 기업경영의 제도적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투자위축 등 부작용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지정학적 위험이 세계 어느 곳보다 높아 경쟁국보다 기업하기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다른 나라만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면 그나마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정책변수, 즉 ‘제도적 환경’을 다른 나라 수준보다 크게 개선하는 길밖에 없는데 지금의 개편안은 거꾸로 우리나라 기업을 제도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역행한다. 현재의 개편안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요약〉<BR>Ⅰ. 검토범위<BR>Ⅱ. 공정거래법 관련 현안과 쟁점<BR>Ⅲ. 상법 개정안 관련 현안과 쟁점<BR>Ⅳ. 종합평가 및 제언<BR>〈참고문헌〉<BR>〈부표〉<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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