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존재가 오온(五蘊)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온은 고정불변하는 영원한 존재가 아니다. 물질은 변하고 소멸되는 것이며, 정신은 감각기관들과 대상들 간에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변적이고 일시적인 것들로 이루어진 오온이라는 덩어리 역시 언 젠가는 소멸되는 무상(無常)한 존재일 뿐이다. 이처럼 사물이나 인간을 비롯한 생명현상의 변화 과정은 여러 가지 원인이나 조건이 되는 요소들의 이합집산의 결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연기란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들의 상호 관련성 또는 의존관계를 가리킨다. 연기법에 따르면 모든 존재들은 그것을 발생하게 한 원인들과 그 원인들의 관계에 의해서 발생하기도 하고, 소멸하기도 한다. 혼자서 생겨나거나 혼자서 존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 모든 존재는 상대적이고 상호의존적이며 조건지워져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연기법에 의해 지배받는 오온적 존재는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三世)에 걸쳐 삼계(三界)와 육도(六道)를 떠돌며 윤회전생하게 된다. 불교에서 생명이 지닌 선의 가치는 다른 어떤 선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기본적이고 절대적인 함의를 지닌다.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적 가르침은 자비(慈悲)이다. 자비는 원칙적으로 자신과 타자 모두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며, 자비가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은 자기보존, 자기존중, 자기애 등의 자연적 욕구에 근거하여 자신을 보살피는 마음을 타인에게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