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저널
죽음은, 다른 종교에서와 마찬가지로, 불교에서도 중심적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초기불교에서는 붓다의 출가 과 정에서부터 죽음에 대한 인식이 중요한 수행동기 가운데 하나로 작용한다. 그러나 불교에서 주목되는 것은, 죽음 자체에 대한 절망보다는, 죽음에 직면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점에 있다. 죽음에 대해서 절망하고 넋을 놓기에는, 우리의 현재에 있어서의 매순간의 노력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주목하는 것이 불교인 것이다. 불교에서 죽음의 문제는 삶의 문제인 것이다. 죽음에 직면하여 우리의 노력은 크게 초세간적 노력과 세간적 노력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인도적 세계관에 따라서 윤회 의 세계 자체를 초월하는 깨달음으로서의 해탈 내지 열반이불자들의 궁극적 지향점이라면, 세간에 있어서 부당한 사회 적 부정의를 바로잡고, 외적의 침략에 대처하는 등 위기에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불교의 입장이다. 이러한 불교의 입장이 당장의 슬픔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냉정한 입장이라고 할 사람도 더러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순간의 감정에 휩싸이기보다는, 궁극적 차원에서 문제를 철저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점에서 불교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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