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저널
북미대륙에 차이나타운이 처음 생겨난 이래로 이 공간은 인종적 차별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소였으며, 그곳에 정주하는 이들이 이방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여러 이미지와 개념들과 흔히 결부되어 왔다. 범죄가 들끓고 폐쇄적인 타락한 공간이라는 차이나타운에 대한 정형화된 사고는 공공 정책의 차원에서 대중들의 편견의 차원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오늘날에도 이와 같은 차이나타운의 이미지는 여전히 대중들을 매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계 미국인 작가들의 작품을 광고하려는 출판업자들은 차이나타운이라는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장소를 묘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애쓴다. 이처럼 주류문화에 의해 구성된 고정된 이미지,그리고 그에 따른 대중의 기대감은 차이나타운을 재현하고 중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탐색하고자 시도하는 많은 중국계 미국인 작가들에게 커다란 도전이 되어 왔다. 1993년 출간된 패 민 엥의 첫 소설 『뼈』는 차이나타운의 이와 같은 상징적 중요성을 의식하고 스스로 이방인화 하는 경향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하고 있으며, 가족상흔이라는 좁은 주제를 벗어나 차이나타운 이민자 가족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복잡한 역사를 포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 소설은 앞선 세대가 치뤘던 희생과 그들에 대한 기억을 수용하면서도 동시에 넘어서는 새로운 중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모색한다. 그럼으로써 이 소설은 구세대와 신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더 폭넓고 더 복합적인 인종적 정체성의 전망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