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교외공간의 확장이 미국문화에 가져온 문화적 파장과 그 의미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1964년에 발표된 리오 막스(LeoMarx)의 『정원 속의 기계』를 다시 읽는 글이다. 미국문화에 내재한 목가주의적 전통과 기술문명 사이의 긴장을 추적하는 리오 막스의 『정원 속의 기계』는 미국학이라는 특정 학문 분야의 범주를 초월하여 자연과 문명, 목가적 이상주의의 추구와 기술적 진보에 대한 믿음 사이의 복잡한 상호연관성을 탐구하는 가장 중요한 저서로 남아있다. 그의 저서의 이러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왜 막스는 그의 목가적 전통 연구와 밀접히 연관된 2차대전 이후 교외공간의 확장에 대한 탐구를 누락하고 있는가, 이 논문은 바로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프런티어리즘과 서부개척 정신이라는 미국의 역사적 전통 속에서 자연과 문명의 대립적 힘의 역학을 문화적으로 재구성하는 전후 교외 주거공간의 확대는 명백히 ‘중간 경관’(middle landscape)과 ‘복합적 목가주의’(complexpastoralism)라는 막스의 핵심 개념과 중첩된다. 더구나 이 시기교외 공간의 확대는 막스가 『정원 속의 기계』를 집필하고 발표하는 그의 학문적 궤적과 명백히 일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외공간이 그의 저서에서 철저히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정원 속의 기계』에서 막스가 제시하는 목가주의 전통에 대한 비전의 내적 한계를 징후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막스가 『정원 속의 기계』의 결론 부분에서 직면하고 있는 기술문명의 대두에 대한 숙명론적 인식과 이를 돌파하기 위한 순수고급문학 정신으로의 침잠 아래에는 그의 전후 교외공간에 대한 침묵, 혹은 의도적 생략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I. Turning the Tables on The Machine in the Garde
II. When Nixon Met Khrushchev
III. Is the Postwar Suburb a Middle Landscape?
IV. After the Epi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