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 필자는 메이지(明治) 초ㆍ중반기라는 가족국가 형태의 가부장제를 취한, 여성 교육에 있어서 가장 엄격하였던 시대에 역하여 평생 독신으로 살다 간 일본 최초의 여류 직업 소설가 히구치이치요(樋口一葉, 1872~1896)의 소설에 나타난 의식전환을 연구함으로써 당대 여성들이 겪는 불이익과 억압 등을 파헤치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여주인공들의 노력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추적해나감으로써 이치요 문학이 갖는 진수를 재음미하고자 하였다. 「봄장마」(「五月雨」)에서의 야에(八重)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여주인이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자기의 사랑을 희생하여 양보하는 기존의 사회 질서 의식에 충실한 봉건적 하녀인 반면에 「섣달 그믐날」(「大つごもり」)에서의 오미네(お峯)는 돈을 빌려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주인에 대응하여 도둑질도 마다 않는 하녀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작가는 오미네를 도와줌으로써 일본 근대 시민 의식으로서의 선구를 이루었다. 다음, 이치요의 작품 속 여주인공들은 「십삼야」(「十三夜」)에서와 같이 가정(家庭)이라는 제도 속에서 구래의 제도(가부장제)로 하여 ‘우는 여인’에서 「키 재기」(「たけくらべ」)에서와 같이 제도 밖 유곽(遊廓)에서나마 남성 위에 서서 파워 페미니즘의 ‘웃는 여인’으로 전환해 갔다. 그러나 「흐린 강」(「にごりえ」)에 이르러는 유전하는 광기의 업보로 하여 제도 밖□탁한□세계로 흘러 들어가, 여성으로서 출세하고 싶어도 끝내는□흐린 강□에서 비극적 결말을 맞고 마는 디오니소스적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그 작품 후 가정이라는 안정된 제도 속에서도 자아해방이라고는 하나 스스로의 정념을 다스리지 못하여 그 제도에서 소외되어가는 여인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등 여러 페미니즘적 작품을 시도해 보았으나 메이지라는 시대를 도외시할 수 없었던 사바(姿婆)의 독신 여류 직업 소설가에게는□유전하는 광기’야말로 그 소설에 나타내고자하는 의식전환의 귀착지가 되는 것이다.
〈要旨〉
Ⅰ. 序言
Ⅱ. 本論
Ⅲ. 結言
参考文献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