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사회의 '경제민주화' 논쟁이 최근에는 '갑을(甲乙)'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자가 우리사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에 관한 것이었다면 후자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에 관한 것이다. 갑을 논쟁의 출발은 갑과 을 간의 거래관계(계약)에서 갑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을에게 불공정행위를 한다는 것이었지만 여기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민주화 기업정책 전반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강자와 약자 구도의 이분법적 틀로 바라보는 기본 '프레임(frame)'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갑을 논쟁은 크게 세 영역에서 논의되고 있다. ▶ 첫째, 기업 간 거래(계약)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진 당사자를 '갑', 그렇지 못한 거래 상대방을 '을'로 규정하며 갑의 우월적 지위남용행위를 규제하여 약자인 '을'을 보호해야 한다며 하도급법ㆍ가맹사업법ㆍ대규모유통업법 강화, 대리점법 제정 등이 논의되고 있다(거래관계에서의 갑을). 둘째,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며 골목상권으로 침투하고 있다고 보며 이를 막기 위한 유통법과 상생법 개정 등이 논의되고 있다(경쟁관계에서의 갑을). 셋째, '갑'이 우월적 지위를 가지며 을에게 불공정행위를 하고 골목상권에 손쉽게 침투할 수 있는 것은 '갑'이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며 궁극적으로는 '갑'의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즉 '갑'이라는 회사구조 내에서 오너가 사익을 손쉽게 추구할 수 있는 소유지배구조가 문제이며 이것은 '지배주주-소수주주'라는 또 다른 '갑을관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갑을관계' 해소를 위해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되었고 금산분리가 강화되고 있으며 상법개정 등이 논의되고 있다. ▶ 갑의 우월적 지위남용 행위는 당연히 막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방법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갑을 프레임'이라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s)'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고 있다. 갑을 규제해 상대적으로 을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프레임으로는 을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갑을 프레임'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닌 병(丙)과 정(丁) 등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경제민주화 정책은 '모든 국민이 노력한 만큼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갑을 프레임'으로는 안 된다. 경제민주화 문제를 풀기 위한 '상생 프레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기서의 '상생 프레임'이란 과잉규제를 금지하는 법치주의 원칙에 기반을 두며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해 나가는 프레임이다. 갑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갑의 불공정행위와 경쟁제한 행위를 정확히 포착하여 규제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갑을 프레임에 갇힌 이분법적 접근은 필연적으로 과잉규제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갑을(甲乙)뿐 아니라 병정(丙丁) 등 그 어느 누구도 만족해하지 못하며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다. 2차방정식이 아닌 다차방정식의 해(解)를 구하기 위한 「상생 프레임」을 짜야 한다.
요약
Ⅰ. 서론
Ⅱ. 거래관계에서의 '갑을(甲乙) 프레임'
Ⅲ. 경쟁관계에서의 '갑을(甲乙) 프레임'
Ⅳ. 회사 소유지배구조에서의 '갑을(甲乙) 프레임'
Ⅴ. '갑을(甲乙) 프레임'을 넘어 '상생(相生) 프레임'으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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