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전기소설이 진정한 소설의 시초로써 평가받는 이유는 이전의 위진남북조 지괴서와는 달리 작자가 창작의식을 갖추었다는 것과 작품에 문학적 의취가 있다는 점이겠다. 위진남북조 지괴서는 대부분이 종교선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귀신의 실재를 드러내 밝힌다는 면에서 기록적인 형태를 유지하여, 그 문필은 간략하고 거친 나열에 불과하다. 그러나 위진남북조 지괴서는 그 내용상 불교와 도교, 또는 문인작가의 찬술을 막론하고 대량의 신이괴기한 이야기를 보유하고 있어, 제재상 당대전기소설의 흥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당대전기소설이 비록 그 내용의 중점을 이전과 달리 인간사회의 애끊는 곡절많은 이야기로 전환하였다고 하나, 역시 대부분의 소설내용은 여전히 허환괴기한 것들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당연히 위진남북조의 지괴서와 혼동되기 쉽다. 그러나 비록 동일한 종교미신사유를 사용하였다고 할지라도 당대전기소설은 단지 그 사유를 사용하여 작자의 주지를 밝히는 등의 작의적 수단으로 사용하였을 뿐, 결코 그 미신사유 자체를 신봉한 것은 아니다. 당대전기소설이 기왕에 위진남북조 지괴서가 보유한 대량의 고사들을 사용하여 창작된 것이라, 여러 작품에서 공통적인 내용들을 발견할 수 있고, 사용된 방식 또는 형태상에서의 유사점도 찾을 수 있다. 특히 정절부분에서의 신이괴기한 내용들은 위진남북조 지괴서에서 그 계시를 얻어 확장된 것이라 하겠다. 본고는 당대전기소설중에서 이런 신이괴기한 내용들이 출현하는 신괴류의 작품들 속에서 그 고사정절의 사용현상을 고찰한 것이다. 정절들의 형태를 크게 삼분하여 몽환, 이류와의 애정, 선향이역으로 설정하였다. 몽환고사정절에서는 꿈과 현실과의 상관관계, 이미 현실로 인정받을 수 없는 꿈이라는 정절을 이용한 작자의 자유로운 환상전개, 꿈속에서의 또다른 현실세계등을 분석해보았다. 이류와의 애정에서는 인간과 이류(귀신, 동물요괴, 용, 혼령등)와의 여러 애정행각, 현실사회 부녀생활의 반영등을 고찰해 보았다. 선향이역부분에서는 신괴류작품의 분위기를 더 강화시키는 효과를 지닌 고사무대, 혹 고사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계의 상황을 논하였는데, 주로 배경장치로써의 기능을 탐색해 보았다. 여러 형태의 고사정절들이 단지 작품의 흥미를 배가시킬 뿐 아니라, 동시에 현실사회의 한 투영장치로 이용된다는 데에서 당대전기소설 특유의 성질을 확인할 수 있고, 이 점이 바로 소설문학으로의 변신에 한 기점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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