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천 교수의 형법학에 수용된 영미법 이론

The Influence of Anglo-American Legal Theories In Prof. Ryu Ki-Cheon's Criminal Jurisprudence

근래 우리 법체계에 영미법의 영향이 커지고 있으며, 미국식 법학교육체제의 도입뿐 아니라 다양한 영미의 형사법 관련 제도들이 도입되고 있다. 형법이론학 분야에도 영미법의 연구가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일찍이 영미형법이론을 우리 형법학에 접목시켰던 유기천 교수의 형법학을 영미법 수용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은 한국형법학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 요긴한 작업이라 판단된다. 유기천 교수는 일찍이 대륙법계뿐 아니라 영미법계의 형법이론을 함께 우리 형법학에 조화시켜 독자적인 형법학의 체계를 정립하려 부심했다. 유기천 교수는 언어가 가지는 의미, 특히 그 상대성이라는 원리를 해석론에 도입하여 단순히 전통적인 해석에 머무르지 않는 법학연구방법론을 형법학체계의 기반으로 삼았다. 더불어 유기천 교수는 입체심리학(depth-psychology)과 무의식의 개념을 형법학에 적용하여 이론체계를 구축했다. 다양한 접근방식에 기초한 유기천 교수의 학문체계는 영미의 학풍과 영미법의 이론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체계를 바탕으로 유기천 교수는 행위, 고의, 과실, 인과관계, 책임능력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논리를 전개하였다. 유기천 교수는 비교법적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영미형법이론을 접목시킨 독자적인 학설도 발전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인과관계론의 목적설과 원인에서 자유로운 행위에 관한 반무의식상태설이다. 유기천 교수의 연구성과는 영미법과 대륙법계의 형법이론을 조화시킨 유연한 법학방법론에서 도출된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대륙법계와 영미법계의 이론을 융합한 우리 고유의 형법학을 구축하는 데 커다란 밑거름이 되리라 판단된다.

Korea is a civil law country, and the Korean legal system has been greatly influenced by German laws and theories. Particularly in the field of criminal law, German legal theories have prevailed since the 1980s in Korea. However, this phenomenon lacks balance because it ignores the influence of American law on the Korean legal system. Thus, the harmonization of the Anglo-American legal system and the European-Continental legal system is important for the development of Korean legal system. Prof. Ryu Ki-Cheon ranked among the first generation of Korean criminal law scholars. He graduated from Tokyo University College of Law in 1943 and obtained his J.S.D. degree from Yale Law School. He served with distinction as a professor in and president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He strived to harmonize Korea’s civil law and Anglo-American legal systems, particularly with respect to criminal law theories. We can see the influence of American law on his achievements including his theories of actus reus, mens rea, criminal causation, actio libera in causa and attempt. His most unique theories are 'Penumbra Situation Theory’ in actio libera in causa and ‘Teleological Theory of Causation’ in criminal law. Prof. Ryu Ki-Cheon’s unique theories are the results of his efforts to conform the Korean civil law and Anglo-American common law systems. Prof. Ryu Ki-Cheon’s scholarly achievements in criminal law will continue to serve as an exemplary foundation for current and future Korean criminal law scholars to help Korea further develop and reform its progressive criminal law syst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