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차문화에 있어서 가장 독창적 발전을 이룬 조선 후기를 살펴보기 위해 당대조선화단의 대표였던 이인문의 차 그림에 대해 고찰한 것이다. 더욱이 많은 차 그림이 전하고 있어 차그림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 선비들의 차생활과 정신세계를 차그림으로 엿볼 수 있고 자연과 더불어 하나가 되는 物我一致의 세계를 추구했던 선비들의 차 문화가 당시의 예술작품에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회화가 가장 꽃피우던 조선 후기를 살았던 이인문은 중인화가로 가난하지만 세속과 타협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 관념산수 또는 이념산수라 할 수 있는 그의 정형산수 작품들은 치밀한 구도 등 이인문 만의 개성이 넘치는 독특한 작품을 남겼다. 그의 정형산수에는 풍경과 하나가 되어 있는 다동의 모습과 여러 문인들과 더불어 차를 즐기는 모습이 표현되어 그 또한 차를 주제로 그림을 남길 만큼 차를 사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인문의 차 그림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자연인으로서의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차를 즐기는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다시 말해서 자연과 사람 그리고 차가 하나의 삶으로 어울려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차그림을 통해 조선 후기의 차생활과 조선후기 차문화가 사람들 사이에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차 그림의 중요한 회화사적 의미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