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 발달했던 차문화는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잠시 주춤하였다. 그러나 조선후기에 이르러서는 양반 뿐 아니라 중인이나 서얼 계층도 차를 즐겼다. 藕船李尙迪(1803~1865)이 살았던 조선후기는 실학사상의 영향으로 사대부들의 독점이었던 문학이 민중에게까지 확대되던 시기다. 이 시기의 차는 지적․예술적․정신적 차원에서 고귀한 정신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수단이었으며, 양반과 민중을 사람과 사람으로 연결하는 문화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들이 바로 우선 이상적과 같은 다인(茶人)들이다. 이상적은 群官四家의 한 사람으로 스승 김정희(1786~1856)의 영향을 받아 금석학과 고증학 등다방면에서 조예가 깊었던 인물이다. 委巷人이란 신분으로 사실적인 묘사와 회화성이 두드러지는 문학작품을 발표했고, 정조 순조 헌종의『國朝寶鑑』을 교정, 간행하였다. 각별히, 헌종은 이상적의 시를 읽고 碑閣에 새기도록 명하기도 하였고, 청에서 간행한 『恩誦堂集』이라는 시문집은 헌종이 이상적의 작품인 은송당집을 애송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본 연구에서는 실학사상이 강하게 대두된 조선후기의 사상적 조류에 영향을 미친 당시의 차문화를 조명하고, 조선과 중국의 문화적 가교 역할을 했던 이상적의 시에 나타난 차문화관에 대하여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