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匠황수로는 집안 어른들로부터 자연스럽게 궁중채화의 염색기법을 전수받아 일생동안 한국 꽃 문화의 복원과 綵花의 연구 제작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우리민족의 아름다운 채화를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하는데 혼신을 다하여 꽃 인생을 걸어온 장인이기에 2013년 1월 14일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 124호 궁중채화장으로 지정되었다. 한편으로는 세상이 차에 관심조차 없었던 1975년에는 석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전라도 나주 불회사의 전차 제다법에서 부터 구례 화엄사 죽로차, 장흥 보림사 청태전, 해남 대훙사, 강진의 백운 옥판차에 이르기 까지 그리고 경상도 쌍계사, 사천의 반야로 제다법, 전국의 차밭을 다니면서 그 실태와 제다법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열정을 보였다. 양산 통도사와 蔚山의 茶雲洞, 사천의 다솔사 반야로 차, 무등산 삼애다원, 다산초당, 쌍계사 주변 마을 사람들이 차를 약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모습까지 차에 관한 역사적 현장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답사하고 탐구하는 멋진 차인이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차가 가지는 정신적인 가치를 소중히 하는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차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으나 베를 짜는 어머니와 천연염색을 하는 이모들과 함께하며 외할머니와 가족들이 비단으로 꽃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자란 황수로는 운명처럼 아름다운 전통문화 궁중채화를 복원하는 장인이 된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에게서는 아이같은 천진함과 본능적인 아름다움, 범접할 수 없는 상서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차와의 인연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된다. 이제는 “차생활은 일상예술이다” 라고 했던 그의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가 평생을 바쳐온 채화가 우리의 찻자리를 더욱 빛나게 하는 방 법을 함께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