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곡 유적에서는 지금까지 다른 유적에서 보고된 바 없는 새로운 유형의 석기인 쐐기(pièce esquillée)가 출토되었다. 그 후, 상무룡리와 호평동, 상사리 유적에서도 양질의 고운 석영이나 수정, 흑요석을돌감으로만든이석기의존재가잇따라알려져현재약40점정도가보고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석기는 2000년대 초에 기곡 유적에서 처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이미 1906년에 이러한 유형의 석기가 pièce esquillée로 불리며, 다양한 연구와 논쟁이 진행되어 왔다. 쐐기(pièce esquillée)는 일반적으로 격지를 소재(blank)로 하여 만들어졌으며, 평면 형태는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 세로 단면은 대개 렌즈형이다. 직사각형의 네 변 중 서로 마주하는 위아래 두 끝에 헝클어진 파마머리 모양의 으스러진 자국과 미세 비늘 흔적이 매우 뚜렷하게 밀착된 간격으로 나타나는 것이 이 석기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석기는후기구석기시대에주로동물뼈나뿔, 나무, 상아와같은단단한소재를쪼개고, 가공하는데 쐐기(wedge)나 끌처럼 쓰였다고 알려져 있다. 상이한 판단 기준에 따라 도구(tool), 몸돌(bipolar core), 버리는 석재(waste)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됨에도 불구하고, 기곡, 상무룡리, 호평동, 상사리 유적에서 출토된 쐐기(pièce esquillée)는 크기와 형태상의 특징, 사용흔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할 때, 몸돌이나 단순히 버린 파편이 아니라 쐐기의 기능을 갖는 하나의 독립된 도구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이 석기의 개념을 정립하고 형식-기술학적인 연구, 실험과 사용흔 분석, 민족지적인 연구, 고고학적인 분석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연구가 진전되어야 한다.
Ⅰ. 머리말
Ⅱ. 연구 대상
Ⅲ. 형태-기술적 특징
Ⅳ. 석기의 기능
Ⅴ.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