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독일과 일본에서 최근 출간된 역사교과서 8종의 외형적 특성 및 제2차 세계대전을 테마로 한 서술을 비교분석하여, 각 국가에서 역사교육이 지향하는 바를 추론하였다. 이를 통해 양국 국민이 갖고 있는 역사의식 및 집단기억을 알아보고, 전범국으로서 과거극복을 훌륭히 했다고 평가되는 독일과 상대적으로 과거극복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일본의 과거사 청산 모습을 비교하였다. 그리고 자국사를 넘어선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는 동아시아의 바람직한 역사교육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하였다. 먼저 양국 교과서 형태의 특징에 대한 비교 후 ‘전쟁의 전개’, ‘식민지·점령지 정책과 피해자’, ‘저항’, ‘전쟁책임과 과거극복’이라는 네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제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서술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독일과 일본 역사교과서의 제 2차 세계대전 서술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네 가지 특성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독일교과서는 생활사·민중사 위주의 서술을 보이고 있고, 일본교과서는 정치사와 지배층 위주의 서술을 주로 하고 있다. 둘째, 독일교과서의 서술은 여러 형태의 전쟁범죄에 대해 가해의 주체와 그 규모를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반면 일본교과서의 경우 그들이 자행한 전쟁범죄의 모습보다는 원자폭탄, 학동의 집단소개(疏開), 연합국의 공습 등에 대해서만 비교적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자국민의 피해를 부각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셋째, 독일교과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논쟁적인 부분에 있어 여러 가지 관점을 제시하는 다원적 관점의 활용이다. 학생들에게 문제의식을 제시하는 사료와 질문을 통하여 스스로가 역사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학습이 항상 강조되고 있다. 반면 일본교과서의 경우 토론을 요구하는 활동은 거의 없고, 개인의 입장을 정리해보는 탐구학습의 개수도 현저하게 적다. 넷째, 일본의 역사교과서는 과거에 대한 대면에 있어서 부정적 과거를 거부하고 있는 반면, 독일은 부정적 과거 또한 자신들의 역사에 수용하고 있다. 독일의 역사교과서는 과거극복과 전쟁책임에 대해 독일인 전체의 책임임을 나타내는 서술이 강조되는 반면 일본의 경우 전쟁에 대한 책임과 반성의 모습이 부족하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벌어진 다양한 역사적 사건에 관한 역사교육은 민주와 인권과 같은 보편가치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한 역사교육의 소재이기도 하다. 교과서를 통해 이러한 점을 충실히 교육하는 독일의 교육환경은 성숙한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통해 건강한 시민사회와 국제관계를 만든 독일의 모범적 사례처럼, 일본과 한국의 역사교육과 역사교과서도 이러한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Ⅰ. 머리말
Ⅱ. 독일과 일본 역사교과서의 형태와 특징
Ⅲ. 제2차 세계대전 서술의 비교분석
Ⅳ.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