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잡지
<수산나 이야기>(The story of Susanna)는 구약성서 외경(外經)에 나오는 테마로 많은 화가들이 이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수산나와 두 늙은이>도 마찬가지다. 이 그림에서 수산나는 재판관인 두 명의 원로가 겁탈하려하자 이를 뿌리치고, 그 대가로 죽음 직전까지 이르게 된다. 수산나의 경직된 다리 근육과 두 노인을 피하려는 양팔과 손, 두려움과 혐오가 교차한 표정이 생생하다. 루벤스, 반 다이크, 폼페오 보타니 등 명망 있는 남성 화가들도 이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남성화가들의 작품들에선, 여성화가 젠틸레스키의 작품 <수산나와 두 늙은이>가 보여준 긴박함과 처절함보다는 공통적으로 묘한 낭만이 흐른다. 작품 속 여성은 무기력해 도망칠 의지도 안 보이며 애처로워 보이는 데 그치는 것이다(물론, 이들은 여성 육체의 관능미는 놓치지 않는다). 이처럼 같은 사건이라도 누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사건은 해석하는 자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 왜곡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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