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잡지
자택 문이 열리자, 자크 랑시에르는 변함없이 보랏빛 스웨터를 입고 나를 맞이했다. 처음부터 인터뷰를 기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파리에 학술행사가 있어서 들른 차에 잠깐 뵙고자 했던 것인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길어져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청탁할 글도 있었고, 또한 다른 부탁도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던 참이었다.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고 앉은 거실도 변함없었다. 단아한 살구색 소파가 놓여 있는 정경은 몇 년 전에 찾았던 기억을 되살려줬다. 지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특강 이후에 무리를 해서 건강이 조금 나빠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염려스러운 마음을 전하자 괜찮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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