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과 대통령 리더십의 환경

The 17th General Election and Presidential Leadership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1년여 동안 한국 정치는 혼란에 혼란을 거듭해 왔으며, 이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보다 오히려 갈등을 첨예화시키고, 이로 인해 국정운영이 더욱 난맥에 빠지는 결과가 빈번하게 초래되었다. 지난 해 연말에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투표 발언과 지난 3월 국회의 대통령탄핵소추안 가결은 이러한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지난 1년여간의 정국에서 나타난 이러한 대통령의 리더십 실패가 대통령의 성격, 세계관, 행위방식 등 대통령 자신의 개성(personality)과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리더십이 정치 지도자가 처한 시대적 환경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기존의 논의를 고려한다면 (Barber, 1972; Lohnstrom ․ Kelly, 1997; 백기복, 2000; 함성득, 2002),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실패는 노무현 대통령이 처했던 정치적 환경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4월 15일에 실시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결과는 향후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이번 17대 총선 결과에 따르면 실질적인 의미에서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라고 볼 수 있는 열린우리당이 전체 299석 가운데 과반수를 다소 상회하는 152석을 획득한 반면, 지난 16대 국회에서 제1당이었던 한나라당은 121석을 얻는데 그쳤다. 또한 민주당과 자민련은 군소 정당으로 전락한 반면, 진보적 정책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입에 처음으로 성공함으로서 정당정치구도가 이전과는 판이 이 글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이번 17대 총선이 대통령의 리더십 환경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글에서는 대통령의 리더십 환경을 정당 정치적 환경, 의회 정치적 환경, 그리고 정치 사회적 환경으로 구분하고, II장에서는 먼저 이번 17대 총선에서 나타난 정당 정치적 환경의 변화를 대통령 지지당, 즉 열린우리당의 내적 환경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다음으로 제III장에서는 이번 17대 총선으로 나타난 의회정치의 변화와 이에 따르는 대통령-의회관계를 전망해 본다. 이어 제IV장에서는 대통령 리더십의 정치 사회적 환경으로서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에 함축하는 이번 선거의 의미와 정치 사회적 균열의 문제를 논의해 볼 것이다. 이 글의 마지막 부분인 제V장에서는 앞서의 논의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한편, 이에 기초해 향후 대통령의 리더십 과제를 정리해 볼 것이다.

The main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analyze the impact of the 17th general election on presidential leadership, focusing on changing of leadership circumstances. The results of the analysis show that the 17th general election alter considerably the parliamentary and party political circumstances of presidential leadership. That is, the partisan and parliamentary power of the President become weak after the 17th general election. In this regard the presidential leadership should give priority to the negotiation and bargaining in the parlia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