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에서 정체성을 다루는 것은 민감한 사안이지만, 그것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학교 역사교육에서 정체성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해도, 정체성은 학생들이 역사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기반으로 작동한다. 역사교육은 국가ㆍ민족ㆍ종교 등 거대 집단의 정체성을 함양하는데서 벗어나, 갈등 속의 다른 집단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 정체성들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 종교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세계를 분할함으로 인해 일어나는 테러와 전쟁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듯이, 특정 집단의 단일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것은 갈등과 폭력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집단 정체성의 함양에서 벗어나 개인의 정체성 변화ㆍ형성 과정을 탐구하는 학습은 세 가지 목표가 있다. 먼저 학생들이 과거의 사람들이 동일한 가치와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지 않고, 특정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각기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이는 다원적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성을 함양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개인이라는 작은 대상에 대한 세밀한 탐구를 통해 거시적 주제의 맥락과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공식적 역사’의 권위와 학습 내용의 ‘단순화ㆍ축소’로 인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주제에서 배제되거나 왜곡된 역사적 사실을 파악하게 해 줄 것이다. 이 학습의 마지막 목표는 학생들이 학습의 대상이 되는 인물과 공감하는 동시에 개인과 집단ㆍ구조 간의 역동적인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현재 자신들의 삶과 사회적 변화가 무관하지 않음을 인지하게 되며, 이는 학생들의 사회적 참여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우리가 소속한 집단으로 인해 생겨난 특정한 사회적 정체성이 갈등과 폭력을 조장한다고 해도, 그것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문제가 되는 정체성과 경쟁하는 ‘대안적 정체성’을 인식하고 강화함으로써, 문제를 완화할 수는 있다. 역사교육에서도 우리와 그들을 구별하는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서 벗어나, 우리와 그들을 연결시켜주는 ‘가교(架橋)’ 역할을 할 정체성을 발굴하고 형성하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타인이 가진 다양한 정체성들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타인과 자신이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가는 경험을 해나갈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정체성을 협소화시키려는 시도에 비해서는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것이며, 조금 더 사회를 평화롭게 만들 것이다. 이 글에서 사례로 제시한 독립운동사 학습의 경우, 학생들의 반응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독립운동가들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독립운동가들과 현재 학생들의 공유점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오히려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
Discussing identity in history education is a sensitive issue, but it should not be avoided. Although history classes do not address identity issues, identity serves as a basis for students to understand and appreciate history. History education should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identities that reduce bias among conflict groups and connect one another, beyond its conventional role, cultivating the identity of large groups such as nations, ethnic groups, and religions. Recognizing the world with the eyes of a single identity of one certain group is a fundamental cause of conflict and violence, as can be seen through terrorism and war that arises from one religious standard that divides the world. There are three goals in the inquiry-based learning that explores the process of changing and shaping an individual’s identity, beyond the development of group identity. First, students should be aware that individuals in a community have diversity, without thinking that people in the past had the same values and mindset. It will help cultivate the citizenship in a pluralistic and democratic society. Next, students should be able to better understand the context and meaning of the macroscopic theme based on a detailed inquiry into the smaller subject of individuals. It will allow them to identify historical facts that are excluded or distorted from historically important themes due to the authority of “official history” and “simplification and reduction” of learning. The final goal of this learning is to let the students empathize with the individuals they meet in the learning and further acknowledge the dynamic relationship between individuals, groups, and structures. Consequently, students will realize that their lives and social changes are not irrelevant, which increases the likelihood of students’ social involvement. Even if a particular social identity created by the group to which we belong promotes conflict and violence, it is difficult to completely eliminate them. However, we can mitigate the problem by recognizing and reinforcing “alternative identities” that compete with the problematic identities. In history education, it is necessary to strive to find and form an identity that plays a role of ‘bridge’ that connects them and us, not to emphasize the identity that distinguishes us from them. Through the process of exploring the diverse identities in the past, students can find themselves experiencing the connection with others. This effort will promote understanding of others as well as oneself, as opposed to attempting to narrow the identity, and will make the society a little more peaceful. In the case of the history of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 presented above as an example, it can be seen from the responses of the students that instead of highlighting the greatness of the independence activists, finding shared points between the activists and the students can rather encourage their contribution and engagement in a community.
내용요약
Ⅰ. 머리말
Ⅱ. 자아정체성의 개념과 역사교육에서 활용 방안
Ⅲ. 수업에 활용할 역사 인물과 전기물 선정 방식
Ⅳ. 교수ㆍ학습 과정과 실제 학생 반응
Ⅴ. 맺음말
참고문헌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