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다라니(dhāraṇī, 陀羅尼) 신앙은 다라니 및 다라니경전의 염송(念誦), 서사(書寫), 대지(帶持) 혹은 패용(佩用), 납탑(納塔), 간행 및 유통뿐만 아니라 다라니 염송이 포함된 복합적인 밀교의례 등 다양한 양태로 전개됐다. 또한 묘장(墓葬)을 비롯한 장의미술(葬儀美術)에서도 꾸준하게 활용돼 주목을 요한다. 다라니는 초기 경전에서부터 등장하며 일찍이 중국에 전래됐지만 8세기에 이르러서야 묘장 중에 활용되기 시작한다. 이 사실은 소위 ‘묘장 다라니(墓葬 陀羅尼)’의 출현이 중세 중국인이 겪은 내세관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누구나 지옥 명부(冥府)에서 전생에 지은 죄장(罪障)에 대해 심판을 받는다는 불교적 내세관의 보편화는 묘장 다라니의 출현에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생전에 다라니를 수행함으로써 죄장을 소멸하는 것 외에, 죽은 후에도 망자를 위해 다라니 및 진언을 공양하여 지옥에서 구제한다는 불교적 대속 (代贖)의 개념이 묘장 다라니의 출현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당(唐)과 요(遼)의 묘장 다라니는 여러 측면에서 동아시아 다라니 신앙과 종교시각문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불교 경전에는 수많은 다라니가 설해져 있으나 동아시아 묘장미술에 활용된 것은 불정존승다라니(佛頂尊勝陀羅尼)와 수구다라니(隨求陀羅尼)를 비롯한 수십여 종에 불과하다. 이들은 대체로 망자를 지옥에서 구제하고, 보다 나은 내생을 약속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째, 이른바 묘장 다라니는 보수적이고 토착적인 속성이 강한 장의미술의 영역에 불교의 생사관이 수용되고 전개된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셋째, 묘장 다라니는 일반적으로 염송을 통해 그 공덕이 발현된다고 믿어졌던 다라니 신앙의 시각적·물질적 측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Chinese Buddhists practiced dhāraṇīs in various forms from early on, but it was only after the eighth century when they began to inter dhāraṇī inscriptions within tombs for the postmortem benefits of the deceased. The emergence of such “funerary dhāraṇīs” seems to have been correlated to Chinese perspective on death and afterlife, which gradually underwent great changes following the introduction of Buddhism. Buddhism asserts that everyone receives postmortem judgment and punishment in the courts of the ten kings of the underworld after death on earth. The widespread belief in purgatory and postmortem judgment seems to have played a vital role in the emergence of funerary dhāraṇīs during the Tang dynasty. In addition to practicing dhāraṇīs to eliminate sins and accumulate merit during their lifetime, the Tang Buddhists also interred dhāraṇī inscriptions within tombs on behalf of the deceased in an attempt to redeem their sins. The dhāraṇī inscriptions found on the surface of various objects such as sheets of paper, stone pillars, stone plates, or wood coffins from the Tang and Liao tombs hold importance in understanding the Chinese dhāraṇī cult and its visual culture in several respects. First, although there are literally hundreds of different dhāraṇīs in Buddhist scriptures, only a dozen of them including the Mahāpratisarā dhāraṇī and Uṣṇīṣavijayā dhāraṇī were put to use in Chinese tombs during the Tang and Liao dynasties. These dhāraṇīs seem to have been selected for their efficacy to save the deceased from the tortures of hell or to make them reborn in the pure land. Second, the funerary dhāraṇīs demonstrate the ways how Buddhist perspective on life and death infiltrated into tombs, a domain that is very conservative by nature. Third, funerary dhāraṇīs show visual and material nature of dhāraṇīs faith, whose merit had long been thought to manifest through their vocal sounds by earlier generation of Buddhist scholars.
요약문
Ⅰ. 머리말
Ⅱ. 불교적 來世觀의 수용과 墓葬 陀羅尼의 출현
Ⅲ. 唐代 隨求陀羅尼와 佛頂尊勝陀羅尼의 시각화
Ⅳ. ‘塵霑影覆’의 공덕과 遼代 墓葬 陀羅尼의 형식 변화
Ⅴ. 맺음말
참고문헌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