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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동아시아 수자원개발의 정치생태학

Political Ecology of Water Resource Development in East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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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사회≫ 2019년 3월호는 ‘동아시아 수자원개발의 정치생태학’을 특집 주제로 하였다. 동아시아는 식민주의, 냉전 이데올로기, 전쟁 등의 역사적 상처가 켜켜이 쌓여 있는 지역이며, 그간 발전주의 이데올로기를 필연적인 운명으로 간주하고 총력전을 벌이듯이 발전을 추구해왔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냉전 구도 속에서 적대시되었지만, 두 체제 모두 공히 경제성장을 국가의 제일 과제로 삼았으며, 유사하게도 공업화와 도시화를 통해 발전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물은 ‘수자원’으로 바뀌어서 공업화와 도시화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자원으로 인식되었고, 강은 국가 발전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되었다. 국가 주도 수자원개발의 대표적인 사례가 대형댐건설이다. 전력 생산, 용수 공급, 홍수 조절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대형댐 건설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국가적으로 국위를 과시하는 동시에 국가 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물리적 구조물이었다. 국가의 주요하천에는 대형 댐들이 건설되었고, 보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들이 건설되었다. 구불구불했던 하천은 홍수가 날 때 배수를 위해 반듯하게 정비되었고, 하천 주변에는 고수부지와 간선도로가 만들어졌다. 하천 정비 과정에서 나온 흙과 모래를 하천 주변에 쌓아서 싼 값에 택지를 조성하고, 거기에는 아파트를 건설하여 분양함으로써 자본을 축적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댐건설 추진과 하천 개발 및 정비 과정의 주체와 이데올로기, 토건적 자본축적 방식, 이에 대한 비판과 이로인한 다양한 사회경제적, 생태적 영향들을 분석하는 것은 정치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연구주제이다. 이번 특집호에는 총 세 편의 논문이 수록되었다. 박철현의 논문 &#65378;다큐멘터리 <다싼샤(大三峽)>와 현대 중국의 하이모더니즘&#65379;은 중국의 발전모델을 이데올로기 차원에서 분석한 연구이다. 중국의 발전 모델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연구는 상당수 있지만, 이데올로기 차원에서 분석한 연구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창의성이 돋보인다. 또한 중국 발전모델을 수자원개발의 대표적인 사례인 삼협댐 건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분석한 점도 흥미롭다. 저자는 “댐에 관한 ‘이미지’는… 국가권력의 역량을 사회에 투사하는 이데올로기의 역할을 한다. 즉 댐의 설계와 건설은 물론, 수몰(水沒), 이민(移民), 생태환경, 문화재, 경제적 효과 등에 관한 다양한 ‘이미지’는, 댐의 물리적 속성을 초월하는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지닌다”고 주장하면서 “개혁기 중국발전모델의 이데올로기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서 댐 ‘이미지’에초점”을 맞추었다고 하였다. 이 연구에서 주목하는 하이모더니즘은“국가 주도의 사회공학적 기획, 전문가적 과학지식에 대한 신뢰, 총력동원, 속도전, 열정과 강제의 혼합” 등의 특징을 가진다. 저자는 싼샤댐 건설이 중국 발전모델이 지닌 하이모더니즘 이데올로기를 보여준다고 주장하면서, CCTV(China Central Television: 중국 중앙 텔레비전)가 방영한 6부작 다큐멘터리 <다싼샤(大三峽)>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저자가 보기에 이러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된 배경은 기존 중국 발전 모델이 한계를 드러내어 빈부 격차, 도농 격차, 지역 격차 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발전 모델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새로운 “발전모델의 ‘이념’으로서 ‘조화사회(和諧社會)’를 목표로 제시하고 이를 위한 이론적 전략으로서 ‘과학발전관(科學發展觀)’을 제기하기 시작하는데, <다싼샤>에는 후진타오 시기 제기된 이러한 발전모델의 이데올로기가 싼샤댐과 관련하여 투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큐멘터리에 담긴 이데올로기가 하이모더니즘적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주체, 지향, 동원, 지식’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그리고 결론부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전과 다른 형태의 하이모더니즘이 국가 차원의 사회관리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이상헌의 논문 &#65378;녹색성장 경관의 생산과 소비: 4대강 살리기 사업홍보 동영상 분석을 중심으로&#65379;는 경관이론 연구의 전통 속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에 추진되었던 4대강 사업을 분석한 연구이다. 저자는 경관이 가진 이데올로기적 속성과 ‘경관의 통치성’(government) 이론에 주목한다. 경관의 이데올로기성과 통치성 이론은 경관이 마치 ‘주어진 것’, 혹은 ‘자연적인 것’으로 보이게 하는 속성들을 제거하고, 경관이특정한 담론들에 의해 이데올로기적 속성을 갖게 되며, 일정한 취향,감각, 태도를 강요하도록 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 또한 저자는 ‘국가-자연’ 논의도 참고하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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