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68년 5월 즈음 서구의 영화이론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되짚어 본 후,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의 이론이 당대 영화이론 진영에 어떤 영향과 흔적을 남겼는지를 조명한다. 특히 당대 서구 영화연구 진영에서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을 수용한 방식이 제한적이었음을 드러냄으로써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데올로기 비판의 문제설정이 유효하고 시급한 안건이라는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글은 최근 학계에서 신유물론, 사변적 실재론, 객체 지향적 존재론처럼 존재론으로의 전회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알튀세르적 관점에서 이러한 입장들에 제동을 걸고자 한다. 특히 사변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영화연구를 개진하는 스티븐 샤비로의 구상을 비판적으로 들여다 봄으로써, 유물론적 영화이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알튀세르가 쓴 「추상화가 크레모니니」는 여기서 중요한 참조점이 된다. 그는 이 글에서 객체들 간의 배치를 통한 무한한 연쇄의 원환 구조와 이와 결을 달리하는 또 다른 구조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강조한다. 그러나 알튀세르의 예술론을 영화분석에 직접 적용할 때, 자칫 단일한 미학 원리를 강조함으로써 고정된 유형론으로 고착될 수 있는 위험이 뒤따를 수도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알튀세르의 예술론을 보다 재맥락화하고 역사화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하고, 이를 ‘구조적 인과성’의 관점에 입각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This paper analyzes how Althusser’s theory influenced the field of film studies in the 1960s and 1970s by looking at notions such as “symptomatic reading” and ideology. It emphasises that film studies’ reception of Althusser’s theory was relatively weak; the use of Althusser’s notion of ideology seemed especially limited. As this neglect prevented film studies from understanding the full extent of the theoretical tension in Althusser’s writings, this paper suggests that Althusser’s theory is still effective, especially in terms of ideology. Considering the recent rise of the ontological turn, including speculative realism, new materialism, and object-oriented ontology, this paper enters the discussion from an Althusserian vantage point. By meticulously exploring and criticizing Shaviro’s(2010) position, this article calls for future research to reorganise materialist cinema practice. At the same time, this paper avoids positing a universalizing theory. By recontextualising Althusser’s art theory based on “structural causality,” this paper theorizes locally specific cinematic practices.
1. 들어가며
2. ‘정치적 모더니즘’의 알튀세르 수용
3. 반상관주의를 중심에 둔 이론적 경향: 신유물론, 사변적 실재론, 객체 지향적 존재론
4. 반복적 순환구조의 절단
5. 영화연구를 역사화하기
6. 결론을 대신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