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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우수등재 학술저널

은유의 불교적, 전일론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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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문헌에 등장하는 은유들은 매우 많고 또 교리의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은유라는 언어 현상 자체에 대한 불교철학적 연구는 드물다. 그 이유는 불교가 언어에 대해 갖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견해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다른 한편 은유에 대한 현대적 해석은 ‘한 언어적 표현이 기존의 의미로 사용되었음에도 사물의 새로운 측면을 일회성으로 비춘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세존이 설법한 십이연기에서 식과 명색의 상호의존 관계를 분석하면, 과거의 경험에서 집수된 제8식에 저장된 상, 즉 종자가 발화 행위를 통해 바다의 파도처럼 일회성으로 기립된 사물의 현실화(種子生現行)가 동시에 종자를 재조정하는 훈습으로 드러난다(現 行熏種子). 즉 은유란 언어 행위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식과 명색의 상호의존 관계 즉 연기의 한 현상이다. 개체화가 일어나기 전의 구체적인 발화 행위와 현행은 모두 일회성 사건이므로 언어와 대상 간의 부정합, 왜곡은 있을 수 없다. 즉 언어의 정상적인 사용에 비해 부정적으로 이해되었던 은유는 현행의 일회성에 부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존재론적으로 은유에 의해 기립된 존재는 전체 세계와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일론적 언어 행위로서 긍정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다른 한편 십이연기의 후반부에 있는 ‘수-애-취-유’, 즉 정서적 집착을 통해 개체화된 세계에서는 언어가 존재 망상을 일으켜 실상을 왜곡한다. 따라서 언어 행위를 실상의 왜곡이 없는 은유의 세계로 돌리기 위해서는 욕망의 제어라는 과정이 불가피하며, 이는 불교가 이론과 수행의 양 측면을 갖는 이유이다.

I. 머리말

II. 본론

III.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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