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성(relationality)으로 바라본 국제개발협력

The Case for a Relationalist Approach to Development Cooperation: Unpacking the Substantialist Imaginary of UNICEF’s Breastfeeding Campaign in Thailand

연구목적: 본 연구는 개발협력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사회적 변화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역사성과 지역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를 토대로, 본 연구는 그간 개발협력 실행에서 지배적이었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기술적 대응과 제한적인 시간 내에 성과내기라는 두 가지 특성을 ‘관계성’이라는 관점을 통해 비판적으로 고찰할 것이다. 이를 위해 1970~80년대 태국에서 시행된 유니세프 모유수유 캠페인 사례를 통해서 국제 개발 과정의 탈정치화되고 비역사화된 개입 실천을 분석한다. 연구의 중요성: 본 연구는 국제개발 아젠다 및 정책이 현지의 정치경제적, 역사적 맥락에서 비선형적이고 다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밝히는데 연구 의의가 있다. 특히, 개발협력이 다양한 행위자와 정치적 역동성으로 얽혀있는 ‘복잡한 현실’에 결부된 과정임을 지역적 맥락화를 통해 강조하며, 개발정책이 제한된 시간 내에 지역 마을을 변화시키고자 할때, 개발협력의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이해가 어떻게 중요한가를 드러낸다. 연구방법론: 본 연구는 비판적 담론분석이라는 질적 연구방법론을 활용하여, 국제기구 및 정부부처 발간 보고서, 서한 및 역사적 기록물 등을 분석함으로써 국제기구가 주도한 태국 내 개발원조의 실천적 개입에 내재된 비역사적 재현과 탈정치화 과정을 문제화하고 의미를 분석한다. 연구결과: 1970년대 서구시민사회가 주도한 네슬레(Nestlé) 분유 불매운동을 계기로 유니세프와 WHO에 의해 ‘국제적’ 보건의제로 등장한 모유수유 캠페인 이 1970~80년대 급속한 산업근대화를 추구하던 태국에서 시행되었을 때는, ‘근대적’ 양육기술로 재개념화되어 ‘국가적’ 보건정책으로 전유되었다. 이 같은 모유수유 개념의 전유과정은 두 가지 과정이 수반되었다. 먼저 2차 대전 이후 냉전 당시 미국 주도의 제3세계 농촌지역 기초보건 원조에 담긴 역사적 맥락이 탈역사화되는 동시에, 빈곤의 구조적 문제에 모유수유라는 기술적 개입을 제시함으로써, 빈곤을 탈정치화시키는 과정이 그것이다.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국제개발협력 과정은 현지의 역사적, 정치경제적 관계라는 복합적인 맥락안에서 실천되고 해석되어야함을 드러낸다. 이는 기존 국제개발협력계에서 논의되어온 공여국 대 수원국이라는 이분법적인 도식의 한계를 넘어, 현지의 정치적 역학을 다층적으로 고려하는 관계론적 관점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Purpose: The study aims to make the case for a relationalist approach to study the development cooperation by examining the UNICEF’s breastfeeding campaign between the late 1970s and 1980s. Such approach enables researchers to more effectively trace how the donor’s agenda/policy is reconceptualised, reconstituted, and re-worked within the locally specific context of Thailand. Originality: The originality of this study lies in its approach to development cooperation as a non-linear multi-directional process as well as its analytical focus on the local contexts by making the case for a relationalist thinking. Methodology: By employing critical discourse analysis - a qualitative method, the study analysed a diverse range of official archives/documents/letters/reports by international organisations and government agencies. Result: Our research finds that such international health agendum by the UNICEF and WHO was reconceptualised/ reconstituted as a ‘modern’ nursing technique to serve the rapidly industrialising Thailand’s national health policy. Such reworking of UNICEF’s agenda by the Thai government entailed a process where the Third World rural primary health care aid programme led by the US during the Cold War was dehistoricised and depoliticised. Conclusion and Implication: Our findings stress the value of critical engagement with the complexity of local history, political economy, and society within which social changes has taken place. It puts forward the case for a relationalist approach to development cooperation in overcoming a historically dominant mode of thought that in essence frames the world in a linear and rigid dichotomy between the donor and recipi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