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눌(知訥, 1158-1210) 선사의 일생은 정혜결사로 대표된다. 선사는 팔공산 거조사와 조계산 수선사 두 곳에서 정혜결사를 이어갔다. 선사가 다시 시작했던 수선사 결사는 이전과 달랐다. 선사의 비문에 언급하지 않은 수선사 정혜결사의 변화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청규에 의거한 대중의 일상 수행이 가르쳐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연구에서 밝혔듯이, 『계초심학인문』은 결사에 참여한 대중의 일상 규범을 담은 수선사 청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초심학인문』의 성격은 단순한 규범서에 그치지 않는다. 지눌 선사가 찬술한 목적을 중심으로 새롭게 바라보면, 이 책은 선사의 여타 저술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돈오수행으로서의 정혜수행과 자리이타의 보현행 등의 법풍이 온전히 담긴 수행서임을 알 수 있다. 『계초심학인문』은 출가자와 재가자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었던 정혜결사의 성격에 맞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책은 결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지켜야할 내용과 특별히 출가자를 경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모두에게 해당하는 내용은 서언과 결어 부분, 그리고 ‘주사당’ 이하 ‘종사의 설법’과 관련한 내용 등이다. 출가자에게 경계한 본문은 출가자의 마음가짐과 계행의 근본을 나타낸 부분 그리고 대중생활의 일상을 경계한 내용으로 구분되며, 대중생활의 일상은 다시 여섯 가지 내용으로 나누어진다. 다시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주사당’ 이하의 내용을 ‘사당에 머무를 때’의 경계와 ‘종사께서 설법 할 때’ 유의해야할 내용으로 나눈 것은 이 내용이 지닌 의미가 특별하기 때문이었다. 『계초심학인문』에서 지눌 선사의 수행법풍이 담겨있는 내용은 ‘종사의 설법을 들을 때’와 ‘법당에서 내려와서 자기 점검을 할 때’의 경계 부분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기발(機發)’과 ‘정혜원명(定慧圓明), 견자심성(見自心性), 환도중생(還度衆生)’ 등의 구절이 담긴 문장이다. 이들 용어는 『계초심학인문』을 통해서 지눌 선사가 이루고자 했던 수행의 이상을 표현한 것이었다. 또한 이 이상은 선사가 정혜결사를 통해서 이루고자했던 수행의 목적이었다. ‘기발’하는 순간이 바로 ‘정혜원명’의 순간이며 ‘견자심성’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돈오견성이 바로 이 순간에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는 지눌 선사의 돈오 수행의 근본을 담은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환도중생’으로 인천의 복전이 되는 데까지 나아가면, 자리와 이타로 보현행을 성취하는 불교의 이상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계초심학인문』은 단순한 규범서에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지눌 선사의 돈오수행, 정혜수행의 법풍이 온전히 담긴 수행서라고 할 수 있다.
Seon master Jinul(知訥, 1158~1210)’s life is represented by the Compact of the Samādhi and Prajñā Society(定慧結社). The master continued the compact of the society at Geojosa on Palgongsan(八公山居祖寺) and Suseonsa on Jogyesan(曹溪山修禪寺). One of the changed characteristics of the compact of the society at Suseonsa, which is not mentioned in the epitaph, is that the daily routines of the public were taught based on Qinggui(淸規, the Clean Rules). It is because Gye-chosim-hagin- mun(誡初心學人文, Admonitions to Neophytes, GCHM) is Qinggui of the compact of the society at Suseonsa which has the common norms of the public who participated in the compact by referring to the important points. However, the nature of GCHM does not stop at mere normative books. Looking back at Jinul’s purpose for this book, it can be seen that this book is a book on the practice that contains his whole dharma tradition. The GCHM was tailored to the nature of the compact, where renunciant monks and lay people could participate altogether. The book consisted of content that everyone in the compact should obey and specially targeted at renunciant monks. In this book, the contents for everyone are preface, conclusion, and the parts related to ‘the preaches by a genuine master(宗師)’ after ‘residing in the retreat-society hall(住社堂)’. The part that gives attention to renunciant monks is divided into the part representing a mental attitude of renunciant monks and the basis of the precepts and the daily life of the public life and The daily life of public life is divided into six contents again. The reason why the contents for everyone after ‘residing in the retreat-society hall(住社堂)’ are divided into the contents of the realm when residing in the retreat-society hall and the contents to be careful when a genuine master preaches is because the meaning of these contents is so special. In the GCHM, the part on Jinul’s practice tradition is the part of the realm ‘when hearing preaches of a genuine master’ and ‘when he comes down from the dharma-hall and self-checks’. This is especially true of sentences containing phrases such as ‘arousal of spiritual faculties(機發)’, ‘samādhi and prajñā become consummately bright(定慧圓明)’, ‘[you will] see [your] own mind-nature(見自心性)’, ‘in turn ferry across sentient beings [to salvation](還度衆生)’. These phrases represent the ideal of practice that Jinul wanted to achieve through GCHM. This ideal is also the purpose of practice that Jinul wanted to achieve through the compact of the society. Because the moment of ‘arousal of spiritual faculties(機發)’ is the moment when ‘samādhi and prajñā become consummately bright(定慧圓明)’ and it is the moment when ‘[you will] see [your] own mind-nature(見自心性)’. Sudden awakening(頓悟) by seeing the nature(見性) takes place at this very moment. Therefore, it can be said that this is the basis of Jinul s practice on sudden awakening. Moreover, if you go to the state of becoming a great field of merit(福田) for humans and divinities(人天), it is the completion of Buddhist ideals that fulfill Samantabhadra’s practices with benefitting yourself and benefitting others. Therefore, GCHM is not just a book on norms. This book can be said to be a book on the practice completely containing Jinul’s traditions about practice on sudden awakening and practice by samādhi and prajña.
국문초록
Ⅰ. 머리말
Ⅱ. 『계초심학인문』의 성립과 구성
Ⅲ. 참회·발심·수행
Ⅳ. 맺음말
참고문헌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