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 이야기』속 다른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신부의 이야기」에서 초서는 자신만의 ‘이야기하기’ 스타일과 독자관을 고수하고 있다. 초서는 화자가 전달하는 이야기의 내용이 사실이나 진리가 아닌 한낱 ‘픽션’(fiction)에 불과하며 이야기 속 의미 파악은 독자 자신의 주관적이며 비판적인 노력에 달려있다. 독자로 하여금 신부가 하는 이야기를 단순히 ‘픽션’으로 여기고 독자 스스로의 주관적이며 비판적인 역할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초서는 그만의 독특한 이야기 기법들을「신부의 이야기」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동물 우화라는 기본적인 이야기 흐름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이야기 외적인 요소들’과 수사학적 기법들을 초서는 이야기 곳곳에 더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초서는 단순하며 간결한 구조와 도덕적이며 알레고리적 성격을 지닌 전통적인 동물 우화를 새로운 허구적 문학작품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1. 들어가는 글
2. 전통적 동물 우화의 구조와 기법
3. 확장의 기법(expansionary tactics)과 텍스트의 열림(openness of text)
4. 결론: 독자와 텍스트 사이의 교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