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과 디지털인문학 방법론

World Literature and Digital Humanities Methods: Research on Moretti in Korean Academia

프랑코 모레티(Franco Moretti)는 문학 연구에 정량적, 실증적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신비평(New Criticism) 이래 꼼꼼히 또는 가까이 읽기(close reading)의 전통이 지배하던 영문학계에서 문학사회학적, 거시적 분석 전통을 꾸준히 이어온 중요한 문학연구자다. 2000년에 발표한 세계문학에 관한 추측들 (“Conjectures on World Literature”)에서 그는 세계문학의 도래와 그 연구 방법으로서 ‘멀리서 읽기’(distant reading)를 도발적으로 제안하여 전 세계 문학연구자들 사이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학계 역시 그의 세계문학론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논의를 진행했지만 그가 시도하는 양적, 실증적 연구 방식, 통계 분석 그리고 디지털인문학적 방법 등에 대해서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사이에 모레티는 거대 말뭉치와 컴퓨터 알고리듬을 활용하는 전산 비평(computational criticism)으로 나아가며 컴퓨터 활용 문학 연구의 굵직한 성과들을 축적해왔다. 본 논문은 한국 학계의 모레티 연구와 세계문학 논의를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그 수용 양상의 다양한 면모를 검토할 것이다. 먼저 한국 학계가 모레티의 세계문학론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그것을 둘러싼 논쟁의 주된 양상들을 비판적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우리가 상대적으로 경시하는 모레티의 문학 연구 방법론의 긍정적 측면들을 한국 학자들의 비판에 대한 반박을 통해 제시한다. 특히 2010년 이후 스탠퍼드 문학실험실(Stanford Literary Lab)에서의 디지털인문학적 문학 연구 작업과 성과들을 소개하여 한국 학계가 전산 비평적 연구 방법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그러고 나서 국문학계와 영문학계에서 간헐적으로 이루어진 멀리서 읽기의 한국 사례들을 찾아내고 조명한다. 이를 통해 한국 학계가 모레티의 연구 성과를 보다 온전하게 수용하고 나아가서 한국에서의 컴퓨터 활용 문학 연구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Franco Moretti has persistently experimented with quantitative and empirical analysis methods on literature and produced quite remarkable achievements in literary history for long. In “Conjectures on World Literature,” published in 2000, he provocatively proposed “distant reading” as the new method to study world literature, entailing heated debate among literary scholars around the world. Korean academia has also discussed his theory of world literature with great interest but paid little attention to his empirical research, statistical analysis, and digital humanities methodology. Meanwhile, Moretti has accumulated significant research results in the field of computer-assisted literary study, developing what he calls “computational criticism” with large-scale corpora and computer algorithms. This paper critically examines the way Korean literary scholars have understood Moretti’s theory of world literature and practices of distant reading. First, my paper reviews Korean literary critics’ intervention into the debate of world literature and reconsiders their positions from Moretti’s point of view. It also reveals positive aspects of Moretti’s quantitative research methods by critiquing various arguments against distant reading and statistical analysis. My paper, then, introduces Moretti’s recent digital humanities work at the Stanford Literary Lab which he founded with Matthew Jockers in 2010 and, in so doing, suggests that Korean literary scholars should pay more attention to computational criticism. Lastly, I introduce a few exceptional literary researches conducted by Korean scholars in the spirit of distant reading, asking for more active participation in computer-assisted literary stu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