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최근 검색어 전체 삭제
다국어입력
즐겨찾기0
150826.jpg
학술저널

두 사람의 유배인과 한 명의 제주 목사

-조완, 조정철, 김영수-

  • 9

아직도 미답의 여러 문헌들이 있다는 것은 고전 공부의 커다란 매력이다. 그러한 고서를 읽다보면 뜻하지 않게 같은 인물이나 사건을 다른 책에서 우연히 만나게 될 때가 있다. 조정철(趙貞喆)의 시집을 뜻하지 않게보게 되었다. 그는 29년 동안 유배되었으니 조선 후기 최장기 유배객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의 시는 남다른 특징이 있다. 남들보다 훨씬 긴 제목과 시 말미에 붙은 시인의 자주(自注)가 그것이다. 제목은 거의 한 편의완결된 글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아마도 시로 표현할 수 없는 저간의 사 정을 토로하고 싶은 시인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제목에는 특히 자신에게곤욕을 안겨준 제주 목사를 비롯한 제주 관원에 대한 분노가 여과 없이담겨져 있는데, 더더욱 재미난 사실은 실명(實名)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시 제목에 관리의 실명(實名)을 적시하면서 그들에 대한 울분을 터뜨린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 중에 특히 제주 목사였던 김영수(金永綬)는 조정철을 혹독하게 취급하여서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다. 하루는 병세재언록(幷世才彦錄)에서 조완(趙)에 관한 글을 읽다가우연히 김영수(金永綬)의 이름을 발견하였다. 조완이란 무장(武將)이 제주도에 유배되었다가, 서당에서 함께 수학(修學)했던 제주 목사 김영수를만나게 된다. 그는 점고를 받다가 김영수에게 모욕을 당한 분에 못 이겨집에 돌아와 죽었는데, 그의 혼이 동네 처녀에게 들어가 조완의 목소리와얼굴 표정을 지었다는 참으로 기이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여기에 호기심이 생겨 다른 책을 찾아보니 성해응의 연경재전집(硏經齋全集) <초 사담헌(草&#27053;談獻)>에도 조완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조정철과 조완은 같은 시기에 제주도에 유배되었고, 담당 제주 목사는김영수로 동일 인물이었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기록에서 그렇게 그를 원망했던가. 그들에게는 어떠한 일이 있었으며, 무슨 취급을 당했을까.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