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연경재전집(硏經齋全集)]을 남겨 많은 읽을거리를 제공한 연경재 성해응(成海應, 1760∼1839)의 집에는 거문고가 두 대 있었다. 그중에 하나는 박팽년의 옛 집터에 있던 소나무로 만든 거문고이고, 다른하나는 경산 이한진(李漢鎭, 1732∼?)에게서 받은 거문고로, 바닷물에 떠있던 오동나무로 만든 악기였다. 바닷물의 소금기를 적당히 먹고 단련된오동나무를 말려 만든 거문고라면 들어보지 않아도 그 소리가 좋을 것이다. 성해응의 집에는 이처럼 좋은 거문고가 두 대나 있었지만 정작 성해 응 자신은 악기를 다룰 줄 몰랐던 듯하다. 주로 그의 부친 성대중(成大中, 1732∼1812)이 연주하던 악기였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