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몰두하다 헛된 생각이 들 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재미나는 소설을 읽을까? 차분한 음악을 들을까? 그도 아니면 훌훌 털고 나가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걷기를 시작할까? 잡념을 싹가시게 하는 마라톤을 할까? 조선 후기의 문인 오희상(吳喜常, 1763~1833)은 삿된 마음을 금하고자신을 이기는 방법 중에 거문고를 연주하는 것 이상이 없다고 일찍이말했다. 공자 문하의 70여 명의 제자들 중에는 금(琴)을 연주하고 시를외우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했는데, 군자(君子)가 잠시라도 음악을 멀리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오희상만의 것은 아니었다. 문인 대부분이 갖고있는 공통된 생각이었고 금(琴) 문화에서 보편적인 사고였다. 속세에시달려 한참 일렁이는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데 더없이 좋은 것이 거문고의 느짓한 선율이라는 사실은 우리네 선조 대부분이 일찌감치 알고있었다. 그런 음악을 가만히 마음으로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신이그 음악을 연주하며 파묻혔던 것이 우리 선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