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복(安鼎福, 1712~1791)이 편찬한 『동사강목(東史綱目)』의 부록 하권은 「지리고(地理考)」이다. 안정복은 1756년에 작성한 「지리고」의 서문에서 “역사를 읽는 자는 반드시 먼저 강역(疆域)을 정해놓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점거한 상황을 알 수 있고, 전벌(戰伐)에서 득실을 살필 수 있으며, 분합(分合)의 연혁을 상고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를 보는 데 어둡게 된다”고 했다. 역사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안정복은「지리고」에서 논쟁점이 되는 지명이나 산수, 강역에 대한 고증을 집중적으로 수행했고, 그중에는 「요동군고(遼東郡考)」도 포함되어 있다. 안정복이 「요동군고」를 작성한 것은 스승인 이익의 가르침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익은 요동 지역이 한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니, 이곳에서의 세력 변화에 유의하라고 강조했다. 그가 보기에 요동지역은 순(舜), 단군(檀君), 기자(箕子)가 활동한 지역이고, 삼국 중에서는 고구려가 장악했으며, 신라 말에 발해가 점거했다가 멸망한 이후로는 이 지역을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