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부터 조선의 고종 대까지 무려 1,700년 가까운 긴 세월 동안 이땅에서 호흡하며 살다 간 사람들의 귀한 노래를 담아낸 노래집이 바로『가곡원류(歌曲源流)』이다. 『가곡원류』는 1876년 박효관(朴孝寬, 1800~1880)과 그의 제자 안민영(安珉英, 1816~1885?)이 엮은 책으로 『청구영언』, 『해동가요』와 함께 우리나라 삼대 가집(歌集)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나 긴 세월 동안 각각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에서 이 땅을 살며 때론 삶의희로애락을, 때론 대자연의 풍광과 운치를 묵묵하게, 혹은 멋스럽게 노래한 수많은 사람들의 서정을 담은 귀한 자료이니 우리나라 삼대 가집의하나가 되기에 족하다. 박효관의 노래는 장우벽(張友璧)의 제자 오동래(吳東萊)에게서 이어진것이다. 그리고 다시 제자 안민영을 통해 이어진다. 이후 그 전통은 하규일에 이어져 지금까지 면면히 지속될 수 있었다. 가곡이라는 음악이 지금 여기까지 올곧게 전승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박효관과 안민영의노력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19세기 가곡 발달사에서 ‘창곡왕성시대’라는 호칭을 얻게 된 것도 박효관과 안민영 두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결실이 『가곡원류』로 결집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