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 속에 어느새 중구절도 지나더니 하늘 높고 바람 시원한 가을이 왔다. 이런 가을에 떠오르는 책이 한 권 있는데, 신영복이 감옥에서 쓴 엽서들을 그대로 모아 낸 책이다. 그는 봉투를 봉하는 편지를 금지당해 엽서를 썼는데, 이따금 엽서에 손수 그림을 그려 보내기도 하고, 또 어느 엽서에는 고풍스럽게 한시 한 구절을 적어 보내기도 하였다.
19日付 下書와 詩經 잘 받았습니다.
어머님 형님 동생 모두 무사히 墓祀 다녀 오셨으리라 믿습니다.
“遙知兄弟登高處遍揷茱萸少一人”
지난달 顯忠祠 參觀 때 떨어진 茱萸 한 닢 주워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