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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개자추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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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한가운데에서는 어디로 눈을 돌려도 색채의 향연이다. 봄꽃이 질풍노도처럼 피었다. 미인의 이마인 양 길가 돌 위에는 꽃잎이 하나둘 붙더니 이제 곧 꽃비가 내릴 태세다. 두보(杜甫, 712∼770)는 이런 시절을“산이 푸르니 꽃은 타는 듯하다(山靑花欲燃)”라고 선명히 묘사하였다. 산에 꽃이 피니 불씨가 생기고, 이윽고 온 산이 타오를 지경이다. 실제로 봄 에는 산불이 잦다. 먼 옛날 산불을 피하지 않고 타 죽은 이가 있는데, 그를 기리며 생겼다는 절기가 한식(寒食)이다. 한식은 오래 전부터 청명(淸明)과 같은 절기가 되어버렸다. 봄으로 돌아오는 이 날은 동지(冬至) 후 105일 또는 106일 후이며, 청명은 한식 하루나 이틀 전이다. 청명과 한식은 그 기원이 다르지만 하루 이틀 사이이므로 대략 당(唐)나라 때부터 같은 명절로 쇠었다. 청나라 궁정에서는 이날 면산(綿山)에서 타 죽은 개자추(介子推)를 기리는 연극을 상연하며 명절을 보냈다. 한식에 상연한 ‘한식승응희(寒食承應戲)’ 중 「추서면산(追敍綿山)」1이 개자추의 사적을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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