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득공의 시 역시 일체 대상들에 대하여 주정적으로 함몰되지 않고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고 섬세하게 관찰하고 사유하고 추리하여 그것들을 가능한 한 지적으로 객체화하고, 특히 대상으로서의 자연의 기색과 주체로서의자아의 심상까지를 보다 참신한 인상이나 분명한 윤곽으로 회화화하여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른바 ‘기괴첨신(奇怪尖新)’이라는 인상을 보인 사 가(四家) 중 다른 세 사람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물론 이런 점은 이른바 당시실학파 문사들의 시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것들로서 그 전대의 시들에서 발견되는 자질들과 확연히 변별되는 중요한 문예적 특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