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저널
가을이 찾아온 것을 무엇으로 아는가? 아침저녁으로 출퇴근길에 스치는 꽃집에서 소담스러운 국화꽃 화분을 길 밖에 내어놓으면, ‘아 가을이구나’ 싶어 잠시 눈길과 발길이 멈춘다. 은일자(隱逸者)의 꽃으로 알려진 국화는 예부터 가을이면 문인들이 어김없이 사랑하였던 꽃이다. 내 집에 국화꽃이 피었다고 벗을 부르기도 하고, 잘 가꾼 국화 화분을 벗에게 보내기도 하였다. 조 선 중기 최고의 시인들로 꼽히면서 둘도 없는 지기(知己) 사이였던 박은(朴誾)과 이행(李荇)이 어느 가을날 국화 화분을 서로 선물하며 국화에 어울리는멋진 시를 주고받았다. 먼저 박은이 보낸 국화 화분과 편지에 대해 답한 이행의 한시부터 보자.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