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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큰형님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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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필재 김종직(1431~1492)의 인간적 삶은 고독한 편이었다. 그의 가계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단언할 수 없지만 특히 젊은 시절, 부친 김숙자(金叔滋)의 친족들과 긴밀한 교류나 왕래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이는 김숙자가 본향 선산(善山)을 떠나 처가가 있는 밀양(密陽)에서 활동했고, 개령(開寧), 고령(高靈) 등지에 현감으로 부임할 적마다 가족들을 데리고 다닌 탓도 있을 것이다.1 이런 환경 속에서 젊은 시절의 김종직은그의 두 동복형인 종석(宗碩, 1423~1460), 종유(宗裕, 1429~?)와 누구보다도 각별한 우애를 다졌다. 세 형제는 부친의 임지를 따라다니며 가학을 전수받았기에 함께 보내는 시간 또한 많았다. 『점필재집(佔畢齋集)』 시집(詩集) 권23에 수록된 「작은형님을 전송하며(送仲容兄)」라는 시에서 김종직은 “서로 투닥거리던 어린 시절부터부터 함께했는데, 어느새 둘 다 나이가 들었네요(同經自鬩墻, 今日俱老大)”라고 할정도로, 두 살 위의 작은형과는 적은 터울 때문인지, 혹은 큰형보다 오랜시간을 함께 보냈기 때문인지 막역하게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 각지를 함 께 유람하거나 김종유가 훈도(訓導) 등을 역임하고 있던 지방에 내려가 주고받은 시편이 많고, 개중에는 작은형을 놀리는 내용도 있을 정도이다.2그에 비해 8세 터울의 큰형 김종석은 집안의 종자(宗子)로서, 김종직에게 부친 못지않은 든든한 의지처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김종석은 38세의나이로 서울에서 일찍 운명하였고 문집 역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김종직과 그의 우애를 짐작하게 하는 자료나 생애를 유추할 수 있는 자료가 적다. 지은 연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를 수록한 『점필재집』의 경우도 김종석 사후 5년 뒤인 1465년에 지은 시부터 수록되어 있으므로 큰형과 막냇동생 간의 우애를 직접 드러내는 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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