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이상하다. 3월이 되면 모든 꽃이 한꺼번에 피었다가 한꺼번에 져버린다. 화신풍(花信風)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소한(小寒)부터 곡우(穀雨)에 이르기까지 8개의 절기가 있는데 절기마다닷새 간격으로 세 번씩, 도합 24차례 바람이 불고 그때마다 특정한 꽃을 피운다는 것이 화신풍이다. 예를 들면 소한에는 일후(一候)에 매화가 피고 이후(二候)에 산다(山茶) 곧 동백이 피며, 삼후(三候)에는 수선(水仙)이 핀다고 하였다. 양력 1월 초가 소한이니 이 무렵 매화와 동백, 수선화가 차례로 피어야 옳다. 과연 그러한가? 중국 문헌에 등장하는 화신풍에 따르면 2월초에 해당하는 입춘에 핀다는 개나리, 2월 20일 전후에 해당하는 우수에복사꽃이 핀다고 되어 있지만,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3월이 되면 뒤섞여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