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7월 15일은 하안거(夏安居)를 해제(解制)하는 날이니 경수사(慶壽寺)에서 모든 망령을 위해 우란분재를 올리니 나도 구경 갔습니다. 법단에서 설법하시는 분은 고려 사부로서 파르스름한 정수리 하이얀 얼굴에 총명과 지혜가 과인하고, 노래하고 염불하는 소리도 압권이며, 경률론에 모두 통달하였으니 참으로 덕행을 갖춘 스님입니다. 『목련존자구모경(目連尊者救母經)』을강설하니 비구와 비구니, 도사와 속인, 선남선녀들이 부지기수로 사람마다두 다리를 틀고 손을 들어 합장하며 귀 기울여 듣습니다. 안에 타타르 하나가 하품만 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그를 보는 사이에 잠시 난간에 기대서 졸다가 그만 바닥으로 굴러 자빠져서 코가 깨졌습니다. 그 강설하던 사부가 자빠져 코가 깨진 타타르를 보고 앞으로 불러서 말씀하였습니다. “그 대는 들으시오. 내가 그대에게 말할 테니. 이 불법이 가장 존귀하니 신봉하지 않을 수 없소이다. 그대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세 가지 독이 몸에서 떠나지 않고, 마음에는 주육(酒肉)과 기색(氣色)만 있어 불법을 믿지 않고경론을 듣지 않아서 현세의 앙갚음을 받은 것이오. 절에 들어오면 삼보(三寶)를 존경하고, 집에 가면 부모를 존중하여 그대가 이제 성심으로 참회하여 과거를 고치고 미래를 닦으시오.” 말씀을 마치자 그 타타르는 사부님의 말씀을 듣고서 바로 소리치며 일어나서 말하였습니다. “무엇이 불법이오?” 욕을 하고는 나가버렸습니다. 사부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일 년에 하루 계율을 해설할 때 저이가 믿으려 하지 않으니 이런 인연 없는 중생은 교화하기 어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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