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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부뚜막 신에게 올리는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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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동아시아에도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이 있었다. 음력이기는 해도 날짜도 비슷하여 12월 23일 또는 24일이다. 이 날 집집마다 부뚜막의 신 즉 조왕신(竈王神)에게 제사를 올린다. 조왕 또는 조군(竈君)은 부뚜막에 깃들어 그 집안의 선악을 모두 관찰하고, 1년에 한 번씩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보고한다. 옥황상제는 조왕의 보고에 따라서 사람들에게 복(福)과 화(禍)를 내린다. 그러니 집집마다 조왕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제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조왕신에게는 원래 여름에 제사를 올렸다.《예기·월령月令》에는 “맹하지월(孟夏之月)”, “중하지월(仲夏之月)”. “계하지월(季夏之月)”에 각각 “부뚜막에 제사를 올리며, 제사에는 폐를 먼저 바친다.(其祀竈, 祭先肺.)”라고 규정하였다. 진(晉) 나라 주처(周處, 236~297)의《풍토기(風土記)》에 “납월 24일 밤에 조왕에게 제사를 올리니 조신이 다음날 하늘로 올라가 한 해 의 일을 보고한다고 여겨 하루 먼저 그에게 제사를 올리는 것이다.(臘月二十四日夜, 祀竈, 謂竈神翌日上天, 白一歲事, 故先一日祀之.)”라고 하였다. 대략 이 시기에 사조일(祀竈日)이 섣달 23일로 바뀌어 후대로 전승되었다. 송(宋) 나라 맹원로(孟元老)의《동경몽화록(東京夢華錄).12월(十二月)》에 “24일에 해가 바뀐다. 도성 사람들은 밤이 되면 스님과 도사를 청해 경을 읽고 술과 과일을 마련해 조왕신을 보낸다. 온 집안 식구를 대신하는지전을 태우며, 부뚜막에 조마를 붙인다. 술지게미를 아궁이 문에 바르며,이를 ‘취사명’이라고 불렀다.(二十四日交年, 都人至夜請僧道看經, 備酒果送神, 燒合家替代錢紙, 貼竈馬於竈上, 以酒糟塗抹竈門, 謂之醉司命’)”고 하였다. ‘취사명’은 ‘사명’ 즉 수명을 관장하는 신을 취하게 만든다는 뜻 이다. 12월 24일은 해가 바뀐다고 여겨 ‘소년절(小年節)’ 즉 작은 설날이라고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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