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개관한 과천 추사박물관의 지붕에는 우뚝 세워진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대형 석판이 위용을 자랑하며 관람객을 맞고 있다.1 추사의 그림으로는 현전하는 최후의 작품으로, 과천에서 탄생한 <불이선란도>는 시서화각(詩書畵刻), 유불선(儒佛仙), 문사철(文史哲)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 추사의 철학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는 명작이다. 대부분의 명작들은 ‘원형’과 ‘참모습’이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봉건 사회의 신분제 아래에서 자기 시동(侍童)에게 그려준 작품으로는 동서양의 미술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 <불이선란도>는 ‘원형’과 ‘참모습’이 따로 존재한다.2 그만큼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불이선란도>의 ‘원형’은 현재의 그림을 복원한 것이고, ‘참 모습’은 추사가 <불이선란도>를 처음 그리고자 했던 것이다. <불이선란도>의 ‘원형’과 ‘참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에는 화제의 해석과 그에 따른 상황 맥락, 추사의 인장, 소장인과 감상인의 인장, 작품의 건강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것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차근차근 들여다 본다.
난초를 에워싼 화제와 그 해석
기존 순서의 해석에 따른 치명적 오류
화제와 인장, 그리고 상황을 포함한 종합적 순서
불이선란도 해독의 키워드‘시(始)’와 추사의 인장
소장자와 감상자의 인장들과 그 해악
불이선란도의 원형
불이선란도의 참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