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롤랑바르트의 『S/Z』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이 책에서 롤랑바르트가 지향하는 텍스트 읽기/쓰기의 방식을 『삼국유사』 「흥법」 편을 통해 수행적으로 모방해 보려고 했다. 본론에서는 「흥법」을 리얼리티(진실성), 반복(윤회), 경계의 문제를 중심으로 읽어보았다. 3장에서는 「흥법」이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역사와는 다르게 감응의 관계에 놓인 인물, 사건, 장소, 시간 등을 사실 또는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았다. 「흥법」은 감응의 사실들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4장에서는 불법의 흥(興)과 망(亡)을 하나의 단위로 보아 인연의 원리에 따라 삼국이라는 공간이 윤회를 거듭한다는 사실을 읽어냈다. 5장에서는 리얼리티와 반복의 문제는 경계에 대한 인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경계에 대한 「흥법」의 사고를 읽어내기 위해 절을 짓는 행위에 대해 검토해보았다. 그 결과 절을 짓는 것에는 경계를 세워 차이를 만드는 것과, 경계를 지워 동일성을 만드는 것의 두 가지 의미가 동시에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요컨대 이 글에서는 법의 끝과 시작을 마주 보게 하는 것이 「흥법」의 수행적 기능이며, 일연은 「흥법」 나아가 『삼국유사』를 통해 부재를 표시함으로써 법의 현존을 일으키고자 했던 것이라고 보았다.
This article briefly examined S/Z, which is regarded as Roland Barthes s Best Work. This paper imitated the way Roland Barthes had read/wrote text in order to read ‘The Heungbeop’ of The Heritage of the Three States. This is not a search for facts written in the text, but a rewriting of the process of structuring facts. In Chapter 3, I found that ‘The Heungbeop’ considers people, events, places, and times in a responsive relationship as the truth or the reality. In Chapter 4, I found that the space of the Three Kingdoms had been transmigrated in succession. In Chapter 5, I reviewed the concept of boundaries shown in ‘The Heungbeop’. As a result, I found that the act of building a temple meant setting boundaries and clearing boundaries of Buddha Land. In conclusion, facing the end and the beginning of the law is the performative function of ‘The Heungbeop’. Through this text, Il-yeon expressed the absence of the law and at the same time wanted to bring about the existence of the law.
1. 롤랑 바르트와 『S/Z』
2. 『삼국유사』 「흥법」편 : 리얼리티·반복·경계
3. 인연의 짜임으로서의 감응 : 감응을 통한 리얼리티
4. 반복과 윤회 : 부재를 포함하는 현존
5. 경계 짓기 과정으로서의 사찰 건립: 경계를 세움으로써 경계를 지워나가기
6. 『삼국유사』 쓰기/다시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