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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연명치료의 계약법적 재구성

사적 자치 원리와의 상관관계 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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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간의 자율성(autonomy)은 모든 생활세계에서 그 기초가 되고 있으며, 자율성의 보장은 그 목표가 되고 있다. 과거 의사의 후견적 개입이 강조되어왔던 의료 영역에서도 환자의 자율성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삶과 죽음의 경계선상에 놓여 있는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withdrawal of life-sustaining treatment)에 있어서도 강조되고 있다. 사실 법의 영역에서도 인간의 자율성에 바탕한 사적 자치(Privatautonomie)는 근대이후 민법을 비롯한 사법(私法)의 지도원리로서 기능해왔다. 사적 자치의 원리에 따르면, 국가는 개인의 자유의사에 기초하여 형성된 시민의 사회질서에 원칙적으로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 또, 국가가 개입하는 경우에도 공공질서를 유지하거나 의사 실현을 보충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현대에 와서 공공복리 내지 공익을 내세워 사적 자치를 제한하는 데에 한동안 논의가 집중되었으나, 20세기 후반 신자유주의 내지 자유지상주의의 부활과 더불어 사적 자치는 한층 더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보면, 원칙적으로 개인의 사적 영역에 해당되는 의료 영역 전반에 걸쳐 환자의 자율성에 바탕한 사적 자치가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즉 환자에 대한 치료 내지 의료를 개시할 것인지 여부, 또 어떤 내용의 치료를 할 것인지, 나아가 언제 종료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환자의 자율적 판단에 맡겨져야 한다. 특히 의료 전문가의 시각에 비추어 합당치 않고 어리석어 보인다고 할지라도, 사리분별의 능력을가진 성년의 환자는 의료처치를 거부할 권리(right to refuse medical treatment)를 갖는다. 그러나 연명치료의 중단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적 자치의 원리만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만일 환자가 연명치료의 중단을 요청하는 경우에 의사는 연명치료를 중단해야 하는가? 또 의사가 환자의 의사에 반하여 연명치료를 하는 경우 전단적인 의료행위로서 의사는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는가? 일반적인 의료행위가 환자의 신체와 건강과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료영역에서의 사적 자치는 상당부분 제한된다. 더욱이 연명치료의 중단은 삶고 죽음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연명치료에 있어서 사적 자치의 원칙이 한층 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소극적 안락사 내지 존엄사라는 이름으로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한 민사법적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나,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의 이른바 신촌세브란스 병원 사건을 계기로 연명치료의 중단을 둘러싼 민사법적 쟁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연명치료 중단의 방식, 요건, 절차 등 연명치료 중단을 중심으로 한 민사법적 쟁점을 주로 다루는 민법 내지 의료법 분야의 선행연구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명치료 및 그 중단이라는 주제를 의료계약의 관점에서, 즉 연명치료계약의 성립부터 종료에 이르기까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법적 문제를 계약법적 관점에서 논의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는 듯하다. 연명치료 역시 의료행위라는 점, 또 의료행위는 환자와 의사 사이의 계약에 터 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약법적 관점에서의 분석이 연명치료 및 그 중단에 대한 민사법적 논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향후 사전의료지시(advance directive) 제도의 도입을 통하여 연명치료의 유보 내지 중단이 급증할 것이라는 사정을 감안하면 연명치료 및 그 중단을 계약법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은 법이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실천적인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기초작업이 될 것이다. 논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연명치료계약은 특수한 의료계약의 일종으로서 원칙적으로 계약법의 법리에 따라 규율된다. 환자는 연명치료의 개시뿐 아니라 종료에 대해서는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특히 환자는 명시적인 의사표시뿐 아니라 사전 의료지시를 통한 사전적인 의사표시로서도 연명치료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환자의 의사표시가 있다면 연명치료에 관한 의료계약은 처음부터 개시되지 않거나 해지된다. 이 점에서 연명치료에 있어서도 원칙적으로 사적 자치의 원리가 지배한다. 하지만 연명치료가 환자의 생명권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연명치료에 있어서 사적 자치의 원리가 무제한적으로 관철되지는 않는다. 연명치료의 개시단계에 있어서 응급환자의 경우에는 의사뿐 아니라 환자도 연명치료에 협력해야할 의무를 부담한다. 무엇보다도 연명치료의 종료단계에 있어서 연명치료계약의 해지를 위해서는 별도의 추가적인 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뿐 아니라 환자의 의사표시의 적정성에 대한 심사도 엄격하게 이루어진다.

The traditional physician-oriented paternalistic paradigm has been changed to patient-oriented contractual paradigm of today. As a result, the patients’ right of self-determination and the principle of informed consent are emphasized in medical context nowadays. In legal context, the principle of private autonomy (=Privatautonomie) has functioned as the leading principle of private law since the modern ages. Nonetheless, there are widespread limits of private autonomy in contracts set by legal paternalism. There are also boundaries or limits of private autonomy in medical contracts, particularly the withdrawal of life-sustaining treatment. So, we should focus a discussion on not whether limits of private autonomy exist or not, but on where the border lies. An answer to the question on private autonomy and its limits requires reflections on the nature of contracts. Despite the pervasive identity of concepts & doctrine of contract law across jurisdictions, there is no generally recognized theory of contract today. What’s worse, the problem of private autonomy and its limits can’t be fully solved without the understandings of liberalism, communitarianism, and paternalism as ideological foundations. And besides, it is necessary to deliberate on the philosophical foundations of private law. In spite of that, we face always the medical difficulties in everyday life, and have to seek a prompt solution to the problem such as the permissibility of withdrawing of life-sustaining treatment in the PVS patient of Sinchon Severance Hospital Case. Consequently, it is not meaningless to try to analyze the private autonomy and its limits in medical contracts including life-sustaining treatment contract from the viewpoint of contract law. It may be summarized as follows. The life-sustaining treatment and its withdrawal as results of medical contract are basically governed by the principle of private autonomy. Therefore, a patient’s prior intention declared in a living will or advance directive as well as his present declaration of intention legitimates the withholding & withdrawing of life-sustaining treatment or voluntary discharge. The medical contract regarding life-sustaining treatment can be closed or cancelled by the patients’ explicit or implicit intention. On that point, the principle of private autonomy keeps its ground. But, it is necessary to determine the content of declamation of patients’intention and interpret occasionally the vague and ambiguous intention in order to activate life-sustaining treatment and its withdrawal. The process entails the review of legality and appropriateness of patient’s intention. If the intention of a patient is considered as indeterminate, illegal, and inappropriate, the declaration of intention is not valid. On this point, the principle of private autonomy governing medical contracts faces the limits. In summary, the finding of patients’ genuine intention is great importance to the decision of life-sustaining treatment and its withdrawal. It enables us to respect the patients’ autonomy as the manifestation of private autonomy on the one hand and protect the right of life as the limits of private autonomy on the other.

Ⅰ. 들어가는 말

Ⅱ. 의료계약과 연명치료

Ⅲ. 연명치료계약의 성립

Ⅳ. 연명치료계약의 이행

Ⅴ. 연명치료계약의 종료 : 약정해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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