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최근 검색어 전체 삭제
다국어입력
즐겨찾기0
153779.jpg
KCI등재 학술저널

미국 도망노예의 횡대서양 투어리즘

윌리엄 웰스 브라운의 여행기를 중심으로

  • 23

브라운의 유럽 여행기는 앵글로 아메리칸 투어리즘의 관행들을 따르면서도 횡대서양 양안의 사회상을 비교하는 관찰자의 시각에서 “여행의 정치화”를 달성한다. 미국과 유럽의 인종적 태도의 차이를 방문하는 곳마다 비교함으로써 노예소유 공화국의 위선을 고발하고, 공장, 농촌, 도시에서 빈민, 농민, 노동자 등 하층민의 생활상을 자세히 살피는 등 유럽 계급사회의 실상에 대한 냉정한 시선을 담고 있다. 브라운의 횡대서양 여행은 노예 신분일 때부터 이어진 지리적 이동과 유동성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유럽 여행 이전 브라운의 삶의 경로는 남부와 북부, 동부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었고, 여기에 유럽에서 지리적 공간을 확장하는 경험이 더해짐으로써 도망자에서 여행자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브라운의 투어리즘은 지리적 공간의 변화와 그에 따른 다양한 풍광에 대한 인상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 유적지와 기념비들 앞에서 주체적인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는 전통의 지속과 역사의 유구함보다는 역사적 동요와 저항의 표지, 혁명의 유산 등 과거의 격동에 흥미를 보이고 군주와 왕족의 압제와 학대를 견뎌야했던 억압받은 계층의 역사에 더 주목한다. 프랑스인들의 세련된 문화에 감탄하지만 연이은 혁명과 폭력의 역사 및 그에 따른 불안정한 정치현실을 지적하는 역사의식을 보여준다. 또한 역사뿐만 아니라 문학,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문화적 교양을 과시하며 문인들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초대를 받고 어울리는 모습으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끌어올린다. 이처럼 세련된 백인 여행자를 연상시키는 브라운의 여행기는 지적인 품격을 지닌 자질을 보여줌으로써 흑인의 열등성이라는 인종적 카테고리를 무너뜨리려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브라운의 여행기에서 두드러진 것은 “내 나라”에 대한 갈망과 고국에 대한 숨길 수 없는 애착의 감정 그리고 같은 피부색을 지닌 유색인 “형제들”에게 느끼는 동질감과 유대감이다. 브라운은 국가들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인종화된 육체’를 가진 존재임을 더욱 자각하게 되고, 미국 사회의 인종적 위선과 해악에도 불구하고 “내가 태어난 땅이 나의 고국”임을 깨닫는다. 물론 파리 국제평화회의와 런던박람회는 브라운에게 코즈모폴리터니즘을 추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유용한 실천이념으로 경험하게 한다. 세계 각 국의 대표들이 모든 종류의 증오와 차별을 넘어 단합을 선언하고 여러 국가, 계급, 인종이 구별 없이 섞이는 모습을 목도하면서 브라운은 초국적 유대의 가능성을 가늠한다. 그러나 그가 열망한 국가적 소속감이 충족될 수 없는 상태에서 브라운은 아메리칸니스와 니그로니스를 넘어선 초국적 흑인성을 모색한다. 이러한 시도를 은완코가 말한 블랙 코즈모폴리턴이즘으로 본다면 그것은 국가와 인종의 경계를 초월하되 인종적 억압 경험을 중시하는 관점이며 흑인종의 국가 건설을 추구했던 블랙 내셔널리즘과는 차별화된 이념이었다. 브라운 여행기의 의의는 도망노예의 신분을 넘어선 주체적인 사회 인식과 역사의식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며, 횡대서양 여행과 체류를 통해 오히려 고국과 형제들에 대한 소속감을 더 견고하게 자각했고 정당한 국민이자 동등한 인종으로 대우받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여정이었다는 점이다. 그의 선택은 아프리카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토대로 노예제 경험을 공유하는 아프리카 후손들과의 유대를 통해 보편적 자유에 대한 열망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었으며 그것은 미국 자체를 자신들의 조국으로 만듦으로써 성취 가능한 것이었다.

Brown’s transatlantic tourism leads politicization of travel with relentless criticism on American racism by pointing out totally different racial attitudes of European societies. His transatlantic travel was the expansion of geographical mobility which Brown experienced as a slave, and he unveiled fugitive subjectivity with his own criteria of judging European historical and social landscapes. His travel writing was intended to break up racial stigma of black inferiority, while targeting transnational solidarity for abolition. Meanwhile, Brown strengthened his national affinity toward native land and racial solidarity with colored people during his stay in Europe. Although he recognized cosmopolitanism as an effective means to fight against racism, he was more close to black cosmopolitanism focusing on the common black experience of slavery. By widening his international experience and perspectives, he pursed transnational blackness with African descendents to achieve racial justice in America, and his transatlantic travel reinforced his resolution to make United States as his real home country.

I. 머리말

II. 도망자와 여행자의 경계

III. 국가, 인종, 계급에 대한 인식

IV. 블랙 코즈모폴리터니즘

V. 맺음말

인용문헌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