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첩되는 매직 서클—‘앨리스’의 하프-리얼 놀이 공간

Overlapping Magic Circles: Half-real Play Spaces in Alice

본 논문은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의 원더랜드 모험』(이하 『원더랜드』)에서 출발하여 ‘앨리스’ (디지털) 게임들이 가상과 현실이 중첩되는 ‘매직 서클’이 빚어내는 다층적 놀이 공간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꿈과 현실, 가상과 실재, 놀이와 일상 등 다양한 경계를 넘나드는 『원더랜드』의 ‘하프-리얼’ 공간은 요한 하위징아나 로제 카유와의 고전적 놀이 연구는 물론이고 동시대 제스퍼 주울의 게임 이론까지 예견하는 선구적 통찰력을 선보인다. 따라서 본 논문은 우선 『원더랜드』의 코커스 경주, 크로케 경기, 카드 게임을 분석하여 경계와 규칙의 위반이 가져오는 역설적인 즐거움을 탐색할 것이다. 다음으로 『원더랜드』 팝업북과 아이패드 앱북, 비디오 게임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 VR 프로젝트 『영원한 노마드』 등의 ‘앨리스’ (디지털) 게임들을 아울러 분석하여, ‘앨리스’ 놀이 공간의 창조적 잠재력을 규명하겠다. 그리하여 『앨리스』 연작을 동시대 디지털 문화의 맥락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나아가 이 텍스트들이 가상현실의 실제화를 목도하는 현 문화의 가장 강력한 창조적 영감의 원천 가운데 하나임을 밝히고자 한다.

Drawing on an analysis of Lewis Carroll’s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hereafter, Wonderland), this essay argues that the Alice (digital) games are multilayered play spaces created by overlapping magic circles between fiction and reality. The half-real spaces in Wonderland, which traverse various boundaries such as between dream and actuality, between fiction and reality, and between play and ordinary life, anticipate not only the classical play-theories of Huizinga and Caillois but also the game theory of Jesper Juul, a contemporary ludologist. The essay illuminates the paradoxical pleasures of violating boundaries and the rules of games by analyzing the Caucus-Race, croquet, and card games in Wonderland. It then explores the creative potential of Carroll’s texts, which have inspired numerous (digital) games involving half-real spaces, from Wonderland pop-up books and app books to Alice video games and VR projects. Ultimately, I argue that the Alice books have been one of the most powerful inspirational sources of the (digital) play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