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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도덕과 교육의 공학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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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욕의 억제와 지식의 내면화라는 과정은 끝없는 추구만 가능할 뿐 완성이나 종결은 불가능한 실존적인 과정이다. 그 과정을 완결짓는 것은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지만, 인간은 부단히 그것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도록 운명지워져 있다. 사변적 형이상학자들은 실존을 체제 로 규정함으로써 그 시지프스적 노역 의 종식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들이 구축한 실존의 체제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관념의 체제 에 불과하다. 관념의 체제 속에서는 지식을 내면화하거나 사욕을 억누르고 도덕적 기준을 받아들이는 일이 어렵지 않게 완결될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착각일 뿐이다. 이런 경우에 지식이나 도덕적 기준은 학생의 마음에 그 한 부분으로 안착하지 못하고 겉돌 수밖에 없다. 사변적 형이상학은 실제로는 학생 편에 지식과 도덕적 기준의 내면화가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마치 그것이 일어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그 결과로 학생은 스스로 나는 괜찮은 사람 이라는 착각에 빠져 내면화에 대한 추구를 멈추게 된다. 여기에 수단-목적 관계가 개입하면 삶이 정지된 관념의 체제는 새로운 활력을 얻고 살아난다. 삶과 교육이 사욕의 충족을 위한 수단의 체제로 인식될때, 그 체제의 효과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학적 사고가 삶과 교육을 지배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도 실제적 활동인 만큼 거기에는 공학적 사고가 적용될 수 있고, 그것의 적용이 필요한 면이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공학적 사고의 적용 범위가 부당하게 확장된다는 데에 있다. 이 글에서는 지식의 내면화와 사욕의 억제라도 도덕과 교육의 핵심적인 관심사와 관련하여 공학적 접근이 근본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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