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교육과정과 새로운 교재를 설계하는 일은 새로운 사고를 기반으로 한다. 이전의 교육과정과 교재는 그동안 연구의 결과를 담고 있는 것이지만, 그것에 터를 두고 논의하는 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새롭다는 것이 항상 현재를 부정하는 것일 필요는 없다. 교육과정이나 교재가 모두 현재와 같이 매 5년을 주기로 바뀌어야 할 당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려운 점도 있고, 여러가지 면에서 낭비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연구 결과를 축적하고 집약시키는 교육과정이나 교재 구성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필자는 교육과정이나 교재를 새롭게 하되, 기존의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할 것을 제안한다. 기존의 국어과 교육과정을 인정하되, 각 학교급별, 학년별, 영역별 지도 목표와 내용을 일관성 있게 체계화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기존의 교육과정이 안고 있는 문제의 상당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각각의 요소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상세화, 재배열을 통해 전혀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교육과정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교재도 기존의 교재 구성과 전혀 다른 교재를 구성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기존의 교재 구성을 그대로 존중하되, 각 요소 사이의 긴밀한 관련성을 확보하고, 그 관련성을 명확하게 드러내는데 중점을 두어 교사들이 각 단원별, 요소별 관계와 위계를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의 교재에 더하여 교사들이 대치하여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나 자료를 제공하거나 안내함으로써 이상적인 교재관을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