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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김행숙 시에 나타난 무시간성의 사유와 비존재의 윤리

Thought of Timelessness and Ethics of Non-existence in the Poetry of Kim Haengs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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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김행숙 시에 나타난 무시간성의 사유와 비존재의 윤리를 알아보았다. 김행숙 시에 나타난 무시간성의 사유에 내장된 궁극적 의미가 무엇이며, 또 그 시간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살피기 위해 시간에 대한 들뢰즈의 논의를 참조했다. 들뢰즈는 지각이 불가능한 주체의 시간을 ‘텅 빈 시간’의 형식으로 제시하면서, 현실적 시간성이 붕괴된 지점에서 분열된 자아의 새로운 시간 생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시간성은 김행숙 시에서 꿈, 환상, 자아의 죽음과 같은 사건을 통해 펼쳐진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간 양상은 시집 발간 시기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첫 시집에서 세 번째 시집에 이르는 약 10년간의 시집에서 시인이 보여주는 것은 자기 안의 타자(죽음)성을 확인하고, 그 타자들 속으로 섞여 들어감으로써 자신과 다른 것(他者)들과의 관계를 모색하는 데 집중해 있음을 보여준다. 시인은 이 과정을 꿈, 무의식적 환상, 죽음의 시간으로 구성한다. 그리고 과거에 경험한 일들이 저장돼 있는 무(無)의식의 단면을 잘라내어 현실의 시간과 연결함으로써 망각된 과거를 현재 안으로 불러올린다. 이때 각질화된 동질적 시간은 해체되고, 과거와 현재는 하나의 시간성으로 겹쳐진다. 그리하여 망각된 과거는 새로운 시간의 출현을 위한 낯선 시간으로 바뀌게 된다. 이 시간에 출현하는 죽은 자-유령은 코, 눈, 귀, 얼굴과 같은 감각기관으로 자신을 현시하면서 현실에서 추방된 자들의 귀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긋난 빈 틈은 구체적 타자와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간극으로 사유되기도 한다. 네 번째 시집 이후 최근에 이르는 시집에서 보이는 특징은 미래(죽음)를 선취한 자아의 모습이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집들에서 시의 자아들은 이미 죽은 자들이며, 자신의 죽음은 타자에 의해 발견되거나 증언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죽음을 현재 안에 비약적으로 도입하는 시간 형식은 과거를 현재에 끌어올림으로써 과거와 미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도달할 타자-죽음을 담지함으로써, 죽은 자-유령을 환대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형체도 없고, 신체 기관도 없이 출현하는 유령들은 그림자-목소리로만 스스로를 드러내면서, 현실을 지배하는 언어적 시스템을 초과하는 비-존재의 형식을 가시화하고 있는데, 이때 시간은 과거와 미래 양방향으로 분기되면서, 텍스트 내에 텅 빈 형식의 시간성을 더 확장시킨다. 자신을 죽음의 영토에 던짐으로써 다른 것들이 통과해가도록 열어 놓은 틈은 죽은 자-유령과 함께 거주하는 장소로서, 시 쓰기의 정치적, 윤리적 의미를 실현하는 시공간으로 의미화된다. 김행숙 시의 무시간성과 비존재의 형상은 각질화된 현실의 시간성을 뚫어냄으로써 타자(죽음)와 마주하고, 자아의 삶을 변용시켜 새로운 시간을 열어가려는 주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인간의 관계적 윤리와 상생의 가능성을 모색할 하나의 길을 제공해준다고 할 수 있다.

This paper examined the thought of timelessness and ethics of non-existence that appear in the poetry of Kim Haengsook. In order to investigate what the ultimate meaning found in the reason of timelessness and what structure that time is composed of that appear in the poetry of Kim Haengsook, the logics of Deleuze on time were referred to. Deleuze presents the time of an entity that is incapable of perception and talks about the creation of new time of the divided ego at a time when realistic temporality is destroyed. Such temporality unfolds through cases such as dreams, fantasy, and the death of the ego. However, the detailed mode of time changes gradually depending on the time of publishing the collection of poems. What is displayed by the poet in the collection of poems for about 10 years from the time of the first to the third collection is that she confirmed the otherness (death) within her, and displays that she focuses on searching for things different from her by becoming mixed in with others. The poet composes this process as a time of dreams, unconscious fantasy, and death. And by cutting off a side of the unconscious that store the experiences of the past to connect to the time of reality, the forgotten past loaded into the present. Here, the hardened homogeneous time is dissolved and the past and present overlaps into a single temporality. The past forgotten as such is changed to an unfamiliar time for the advent of new time. The dead, or ghost, that appears at this time reveals the self with sensory organs such as the nose, eyes, ears, and face and it tells the story about the return of those exiled from reality. The skewed gaps are also thought of as the distances made from the concrete relationships with others. From the fourth to the most recent collection of poems, what stands out the most is that the ego that preempts the future (death) appears frequently. In this collection of poems, the egos of the poems are those who have already died, and one’s own death is discovered or witnessed by others. The format of time that introduces death of the future that has not yet occurred rapidly into the present does not bring the past to the present to switch the past and present, but is made up in an attitude of welcoming the other – the dead by acknowledging death – ghost to be ultimately reached. The ghosts that have no form or physical organs appear as shadows only with voices, and it visualizes the non-existent form that exceeds the verbal system that dominates reality. Here, time is divided into two directions of past and future, and it further expands the temporality of being completely empty within the text. The gap opened so that others can pass by throwing one’s self in the land of the dead is the place where the dead, or ghosts, reside, and it is given meaning as time and space that realizes the political and ethical meaning of writing poetry. The form of timelessness and non-existence in the poems of Kim Haengsook pierces through the temporality of reality to face others (death), and shows the entity trying to open new time by converting the life of the ego. It can be said that this provides a path to search for the coexistence with the relational ethics of humans.

Ⅰ. 서론

Ⅱ. 무(無) 시간과 비인칭적 죽음

Ⅲ. 무시간성의 사유와 비존재의 윤리

Ⅳ.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