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인식의 두 경향: 연기설(緣起說)에 묶인 주체와‘완전한 자유’를 지향하는 주체
Two Aspects of Perception of Life: Oneself Tied by Dependent Arising and the Other Aspiring toward ‘Complete Freedom’ -on Ryu Ju-hyun’s Collection of Short Stories, Eyeglasses Seeing through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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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보이는 眼>>은 1980년 출간된 류주현의 마지막 작품집이다. 창작집이라고 하면 이전 작품집에 포함되지 않은 신작들을 모아서 출간한 경우를 가리키는데, <<죽음이 보이는 眼鏡>>에는 이미 다른 창작집에 수록되었던 작품들도 신작들과 함께 실려 있다. 신작의 주인공들은 신체 일부 혹은 정신이 불편한 모습을 드러내며, 고통스러운 조건 속에서 삶의 의미를 확인해 나가는 양상이라는 점에서 공통성을 가지는데, 이는 비극적 방향으로 경사하고 있다. 인연설에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주체가 두드러지는가 하면, 자연과의 합일로써 추구하는 자유가 좌절에 이르기도 하고, 예술을 그저 자기 도피처로만 삼는 까닭에 자기 구원에 이르지 못하는 예술가의 면면이 그 구체적인 사례이다. <<죽음이 보이는 眼鏡>> 이전 작품집에 실렸으나 작가가 다시 엄선하여 수록한 작품들 또한 극한상황에 내몰린 인물들이 삶과 죽음의 의미를 확인해 나간다는 점에서는 신작들과 차이가 없다. 따라서 <<죽음이 보이는 眼鏡>>은 삶의 의미에 관한 류주현의 태도가 집약된 소설집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류주현이 작가 생활 전반기에 발표한 이들 작품들은 암울한 조건에 맞서는 주체의 충만한 삶의 의지가 부각된다는 점에서 신작들과 크게 변별된다. 작가의 삶에 대한 전반기 인식이 말년에 이르러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죽음이 보이는 眼鏡>>은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Eyeglasses Seeing through Death is Ryu Ju-hyun’s last collection of short stories published in 1980. It is divided into two groups: one releasing after Ryu’s third collection, the other that he selected carefully among his previous works. These stories have something in common with his perception about life and death. Ryu’s selection is from all early stories, which shows storing will to live against dismal situation. On the other hand, later works focuses on characters restricted by dependent arising, or dream of freedom with natural union but fail. The artists in the stories cannot reach self salvation through art, but look for hideout. Therefore, Eyeglasses Seeing through Death is a direct example how Ryu’s awareness of life and death had changed.
1. 작가 류주현과 『죽음이 보이는 眼鏡』이 놓인 자리
2. 인연설, 연기설의 형상화
3. 자연과의 합일이 불가능한 인간의 삶: 「畜生記」, 「이제 어디로」
4. 상처 치유의 활로가 되지 못하는 문학
5. 「流轉24時」, 「虛構의 終末」, 「언덕을 向하여」에 드러나는 충만한 삶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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