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문자는 한자가 전래되기 이전 일본에서 사용되었다고 믿어지는 고유의 문자이다. 에도시대에 들어 자국의 전통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특히 신도가들 사이에서 신대문자가 하나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그런데 18세기에 처음으로 다수의 실물 문자가 등장하면서 신대문자론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신대문자의 존재 여부뿐만 아니라 특정 실물 문자의 기원, 진위, 소재지, 전승 관계 등이 새로운 문제로 부상했다. 신대문자의 존재를 긍정하는 입장에서 관련된 논의를 주도한 것은 국학자 히라타 아쓰타네와 그의 후예들이었다. 근대 이후 신대문자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지는 상당히 약화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대문자 및 그 문자로 기록된 고대의 문헌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본서기󰡕와 󰡔고사기󰡕에 앞서는 신대문자 사료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좌시할 수 없었던 야마다는 81세의 고령에 신대문자를 부정하는 삼부작 논문을 집필했다. 그의 논문으로 인해 신대문자의 유무에 관한 논쟁은 일단락되었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 인식이다. 본 논문은 신대문자 연구에 한 획을 그은 야마다의 1953년 논문들을 재검토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야마다는 ‘신대문자의 부정’이라는 논쟁적인 동기에서 논문을 집필했고, 그의 견해는 학계의 정설이 되었다. 즉 학문적으로 신대문자의 현존은 확실히 부정된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지금은 야마다가 신대문자를 부정한 논거는 잊혀지고 ‘신대문자는 없다’는 결론만이 피상적으로 언급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마다가 논문에서 제시한 것은 객관적이고 완전무결한 논증이 아니라 신대문자에 관한 다분히 주관적인 관점 및 그것에 기반하는 일련의 경험과 지식이었다. 본 논문에서는 야마다의 논증 내용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그것의 논리와 의미에 주목하고자 한다. 즉 과거의 신대문자 논쟁을 재점화 시키는 것이 본고의 의도는 아니다. 본 논문은 네 개의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 야마다의 논문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신대문자에 관한 연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개략적으로 검토한다. 둘째, 1953년 논문에 선행하는 야마다의 1937년 연구에서 발견되는 특징적인 관점을 지적하고, 1953년 논문의 개요를 제시한다. 셋째, 야마다가 신대문자를 부정하는 논리를 다섯 가지로 유형화 하여 서술한다. 넷째, 야마다 논문의 자료 해석상의 문제점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검토한다. 야마다는 신대문자가 풍문과 유사하게 익명성에 기대어 확산되는 정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그는 신대문자가 ‘잘못된 풍문’임을 입증하려고 했다. 하지만 본 논문에서는 이와 같은 야마다의 전제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신대문자가 필사본을 통해 유포되던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출처와 전달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기명(記名)’ 정보에 가까웠다는 점을 보이고자 한다. 야마다는 신대문자의 역사에서 주요한 문헌들 사이의 ‘오류’의 영향관계를 중시했지만, 본 논문에서는 신대문자를 매개로 하여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의 학문적 인간적 관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안할 것이다.
Jindai moji has been argued to be Japan’s first indigenous script, historically prior to of kanji. In the Edo period, as interest in Japan’s indigenous traditions grew, jindai moji emerged as a central interest, especially among the Shintoists. However, when a large number of characters first emerged in the eighteenth century, the theoretical understanding of jindai moji entered a new phase. Its origin, authenticity as well as its geographical genesis, and the transmission routes that specific characters took, emerged as new scholarly issues. It was the Kokugaku scholar Hirata Atsutane and his successors who led the discussion from the standpoint of affirming the authenticity of jindai moji. In modern times, the position of those who advocated the authenticity of jindai moji weakened significantly, but they nevertheless continued to argue that ancient documents written in this script were real. Unable to ignore the assertions that jindai moji predated Nihon Shoki and Kojiki, Yamada Yoshio at the age of 81 wrote a three-volume thesis refuting the authenticity of jindai moji, which settled the debate. As a result, Yamada’s claims became a common viewpoint in modern academia. The aim of this paper is to review Yamada’s 1953 thesis, which made a major mark in the study of jindai moji. Yamada wrote his dissertation with the controversial motive of refuting the authenticity of jindai moji, a stance which has prevailed in academia. However, paradoxically, it now seems that Yamada’s rationale has been forgotten and only his conclusion, that “there is no authentic jindai moji”, tends to be mentioned only in passing. In the following, this paper will attempt to focus on the logic and meaning of Yamada’s argument, while withholding judgment its validity. In other words, it is not the intention of this paper to rekindle the past debate on jindai moji. The argument of this paper consists of four parts. First, I will briefly review how research on jindai moji has been conducted from the time of Yamada’s thesis to the present. Second, the characteristic viewpoint found in Yamada’s 1937 study, which preceded the 1953 thesis, is discussed, and an outline of the 1953 thesis is presented. Third, I will describe the elements of Yamada’s logic in casting doubt on jindai moji by categorizing them into five types. Fourth, the problems in Yamada’s thesis in relation to the interpretation of the source materials he used are divided into two types and reviewed. Yamada seems to have considered the knowledge of jindai moji to have been spread anonymously. Based on this assumption he attempted to prove that jindai moji was no different from “false rumors.” However, there is a flaw in Yamada’s premise, which this paper shows by pointing out the stage when jindai moji circulated in manuscript form, in texts with named authors whose sources and transmission lineages can be traced. Although Yamada emphasized the influence of what he called “errors” in the major texts in the history of jindai moji, in this paper I suggest that it is necessary to pay attention to the academic network of people connected through jindai moji in order to explain them.
Ⅰ. 시작하며
Ⅱ. 야마다 요시오 이후의 신대문자 연구사
Ⅲ. 1937년 「신대문자의 론」과 1953년 「소위 신대문자의 론」
Ⅳ. 신대문자 부정의 논리
Ⅴ. 1953년 논문의 자료 해석상의 문제
Ⅵ.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