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백령성은 백제 석축산성의 축성구조를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성이다. 산성은 오랜 사용으로 훼손이 심해 초축 당시의 원형 파악이 어려웠다. 하지만 백령성은 백제 단일시기 사용·폐기되고, 다양한 성내시설과 문자자료가 양호하게 확인되어 산성의 구체적인 원형과 축성시기까지 가늠할 수 있다. 백령성 문지는 현문 구조로서 신라산성의 현문과 달리 백제산성 문지의 입지와 구조가 반영된 특징을 지닌다. 성벽은 기저부 조성·성돌 다듬는 방식·체성 축성구조(편·협축) 등에서 일반적인 백제산성의 특징을 보인다. 또한 성벽 축성재료 구성비율에서 확인되는 특정과 성내에서 출토된 간지 명문와의 내용을 분석하면 백령성은 6세기 말엽에는 이미 축성되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백령성은 백제 동계인 대전과 금산일원에 자리한 지정학적인 중요성이 있다. 6세기 중엽 관산성 전투로 인한 성왕 사후, 신라와 밀고 밀리는 전장의 한가운데 자리하여 대 신라 방비 및 필요한 교두보 확보를 위해 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백령성은 역사적 사건 한가운데 위치하면서도 잔존현황이 양호한 보기 드문 유적이다. 무엇보다 백제 단일시기의 석축산성 원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로서, 고대 산성의 구조와 기능 및 축성시기 연구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는 고고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백령성에 대한 심도 깊은 조사·연구를 통해 미진했던 고대산성과 역사적 사건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겠다.
1. 머리말
2. 성벽·성내시설의 층위와 출토유물
3. 성벽과 문지, 목곽시설의 축조공법과 특정
4. 백령성의 축성 시기와 기능
5. 맺음말
참고문헌